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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허’→‘허가’ 강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또다시 법정으로?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1/07/28 [13:41]
여주시, “불허 근거 부족해 행정심판 패소… 적법하게 허가해줬다”
반대 주민들, 여주시 상대로 ‘허가취소’ 행정소송 준비 중
환경운동연합, “민간사업자 아닌 지자체가 공공처리시설 마련해야”

지난해 9월 주민 반대 및 주민 간 갈등 확대 우려를 이유로 여주시장이 불허를 통보했던 ‘강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이 올해 3월 다시 허가를 획득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불허’에서 ‘허가’로 상황이 바뀌자 주민들은 허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지난 6월부터 여주시청 앞에서 일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주시는 해당 사업자 측이 허가 요건을 충족했고, 여주시의 불허가 처분이 경기도 행정심판에서 패소했으므로 이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 강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여주시청 앞에서 일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세종신문

강천 하수 슬러지 처리시설을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7년 5월 사업자 M사는 강천면 강천1리 슬러지 처리 시설을 짓겠다고 여주시에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여주시는 관내 슬러지 처리 시설이 부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사업자 측은 2017년 행정심판, 2018년 행정소송을 연이어 청구했으나 모두 여주시가 승소했다. 항소를 포기한 사업자 측은 지난해 3월 사업계획을 변경해 여주시에 허가신청서를 재 접수했다. 여주시가 허가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지난해 9월 이항진 여주시장은 직권으로 불허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불복한 사업자 측은 경기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지난 2월 이번엔 사업자 측이 승소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여주시는 허가를 내줬다.

여기서 쟁점은 ‘변화된 상황’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무엇이 달라졌기에 같은 사업자가 같은 곳에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을 짓겠다는 신청을 냈는데 ‘승소’에서 ‘패소’로, ‘불허’에서 ‘허가’로 그 결과가 바뀌었냐는 것이다. 
 
슬러지 처리 시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2017년 사업 불허 당시와 비교해 ‘변화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행정심판 패소를 두고도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수원지방법원 제5행정부는 ▲악취 발생 및 확산 가능성이 완벽히 차단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발생지 처리의 원칙(해당 폐기물이 발생한 지역 또는 근접지에서 처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인근 농경지를 생활기반으로 하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피해가 예상되고 ▲(같은 지역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주민들의 수인한도(피해를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개발행위를 불허한 여주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주민들은 ‘법률행위 당시에 그 법률행위 성립의 기초가 되었던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어야 한다’는 ‘사정변경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2018년 당시와 비교해 볼 때 같은 ‘하수 슬러지 처리 시설’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며 예상되는 주민 피해도 그대로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계획상 나머지 변경 내용들은 ‘현저한’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여주시의 불허가 처분이 정당하다’는 2018년 당시 행정소송 판결이 여전히 구속력을 갖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민들은 1일 슬러지 처리량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주시 하루 처리량을 크게 웃돌고 있고, 이는 외지의 슬러지를 가져와 처리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발생지 처리 원칙에 위배되는 상황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 주민들은 이번 행정심판에 여주시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게 아니냐면서 여주시의 책임 있는 허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여주시는 ‘현저한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주시 담당자는 우선 ‘불허가’의 근거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2017년 당시 여주시가 강천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에 대해 허가를 하지 않았던 핵심적인 이유는 당시 여주시에서 나오는 40여 톤의 슬러지를 여주시 관내 4개 업체에서 자체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즉, 여주시에 슬러지 처리 시설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해 여주시는 폐기물 시설 관련 지침을 마련했고 이 지침에 따라 강천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에 대해 불허가 처분을 했다. 그런데 소송에서 패소한 사업자 측이 현장조사를 한 결과 여주시 관내 슬러지 처리시설들은 실제로 처리 능력이 없으며 여주 하수슬러지는 외지에서 처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7년 당시 지침의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또한 여주시는 지난해 재 접수된 변경 사업계획을 검토한 결과 허가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변경된 사업계획에는 ▲토지 신청 면적이 1차 사업계획에 비해 649㎡ 늘었고 ▲슬러지 처리방식을 펠렛에서 분말로 바꾸면서 고형연료 생산라인을 없앴으며 ▲폐수처리장을 지상이 아닌 지하로 변경하고 ▲하수슬러지를 보관시설에 보관하지 않고 즉시 처리하며 ▲인근 개 사육장 철거 및 주변 개사육장까지 추가로 확보해 공원화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폐기물처리업 허가와 관련해서는 슬러지 처리량을 150톤에서 120톤으로 줄였다. 

담당부서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을 검토한 후 적법하다고 판단해 허가 입장으로 정리했으나 이항진 시장은 주민 반대를 이유로 들며 단독결재 방식으로 불허가를 통보했고 이와 관련한 행정심판에서는 여주시의 불허 근거가 미약하다며 사업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률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토지면적과 슬러지 처리방법 두 가지만 변경해도 새로운 사업으로 인정되며 이전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게 여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허가를 검토하고 있고 여주시 도시계획심의까지 통과한 상황에서 여주시가 허가 여부를 번복하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 지난 23일 여주환경운동연합 이동순 대표가 여주시에 강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개발허가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폐기물 처리를 둘러싼 끊임없는 갈등 속에 놓여 있는 여주시의 처지와 저 뒤로 보이는 <탄소중립, 바로 지금 나부터>라는 문구가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 세종신문

이러한 가운데 지난 23일 오전 여주환경운동연합(대표 이동순, 이하 환경련)이 여주시청 본관 앞에서 ‘강천면 하수 슬러지 처리시설 개발허가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환경련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행정심판 결정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고 ▲이 처리시설의 하루 처리량이 여주시 슬러지의 3~4배에 달해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 맞지 않으며 ▲폐기물처리시설은 민간사업자가 아닌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이번 개발허가는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련은 특히 환경기초시설 마련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되었으므로 여주시가 이를 적극 활용해 공공 처리시설 마련에 나서야 하며, 폐기물 양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22년도 하수도사업의 국고보조율>을 살펴보면,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관련 일반 시·군 사업비 국고지원율은 70~90%에 달한다.

한편, 강천하수슬러지 처리시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여주시를 상대로 ‘개발행위허가취소 소송’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미 법률자문을 마쳤고 현재 청구인 모집 중에 있다.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사업자 대 여주시’에서 ‘주민 대 여주시’로 옮겨가게 되었다.
 
폐기물 처리시설과 관련해 현재 여주시는 신청이 들어오면 허가를 해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하는 매우 피동적인 위치에 놓여있다. 여주시의 역할, 지자체의 재량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폐기물은 더 늘어날 것이고 환경보전에 대한 요구도 점차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주시 차원의 폐기물 처리 종합계획이 서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반드시 주민의 협조가 필요하다. 시와 주민이 만나야 할 자리는 법정이 아니라 지혜를 모으는 테이블이 되어야 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쓰레기 대란이 다가올 것이라는 말들이 자주 들린다. 실제로 각종 폐기물이 늘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해결 방안을 찾는 우리의 속도, 더 빨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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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28 [13:41]  최종편집: ⓒ 세종신문
 
기루 21/07/29 [17:56] 수정 삭제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시청 관계자라는 사람은 얼굴 한번 보고싶네요. 뻔뻔하게 거짓말을 술~술~ 경기도에서 이미 허가를 받았다구요? 기자님께서 그 허가받았다는 서류가 진짜 존재하는지 후속 취재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허가신청만 넣은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기지님, 이거 구린내가 펄펄 나는데.. 탐사취재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박덕규 21/07/29 [18:01] 수정 삭제  
  여주시공무원이 한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여주시 행정이 문제없다면 1:1 토론을 해서 진위를 가립시다. 경기도 환경안전관리과는 5월 12일 여주시 자원순환과가 보낸 질의(2021. 4. 23일자)에 대한 회신을 다음과 같이 하였습니다. 미 건은 대기환경보전법,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물환경보전법에 따른 설치 허가 대상이다. 여주시는 미건에너지가 경기도와 환경부의 허가를 받은 후 사업신청허가여부를 결정해야 했기에 사업자의 사업신청을 허가조건미비로 반려해야 했음에도 '주민민원'을 이유로 불허를 한 후 재판에서 지는 방식으로 사실상 사업허가를 내준 것입니다. 짜고 친 것이죠. 이 사안에 대해 현재 경기도는 허가여부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업자는 허가신청을 하지 않고 신고접수라는 꼼수로 관련절차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경기도에서 야, 이 건은 허가대상이야, 서류 다시 접수해라고 해서, 얼마전 사업자가 허가신청서를 다시 접수한 상태입니다. 만고의 역적이 과연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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