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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위대한 사랑의 힘
원종태의 오늘은 여행가는 날
 
원종태   기사입력  2021/06/17 [15:40]
▲ 여행가 원종태.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당시 유력한 가문의 대립과 반목에서 탄생한다.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하고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리지만, 양가는 사랑하는 자녀들의 죽음 앞에서 극적으로 화해하고 공동의 번영을 위해 손을 잡는다. 40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는 유럽을 들끓게 했다. 지금도 영원한 사랑을 이루기를 고대하는 사람들이 줄리엣의 옛집 앞에서 사랑을 맹세한다. 

줄리엣의 생가는 로맨틱하다. 성벽에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오래된 돌바닥, 마차가 다녔을 법한 좁은 골목, 장터가 열리는 광장, 세월의 이끼가 가득한 도심의 정서가 유럽의 중세 속 분위기를 한껏 북돋운다. 주변을 빙 둘러봐도 중세의 모습 그대로다. 이곳에 움직이는 사람만이 현대인으로 보인다. 아마도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줄리엣의 집일 것이다. 그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선 긴 줄이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하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의 배경이 된 집도 바로 이곳이다. 그러나 이 집이 실제 줄리엣 가문이 살았던 집이라는 증거는 없다. 베로나시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절반은 진심으로, 절반은 재미로 이 집에 들른다.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고, 사랑의 자물쇠를 걸고, 껌을 붙여놓은 통에 벽이란 벽은 덕지덕지하다. 그러나 사랑의 분위만큼은 진지하다.

집 마당에 있는 줄리엣 동상의 왼쪽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랑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염원은 간절하다. 동상의 왼쪽 가슴 부분은 무척이나 닳아있다. 동상이기는 하지만 줄리엣의 가슴을 만지는 것은 민망하기도 하고 한편 우습기도 하다. 그러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차례를 기다리며 동상 앞에 줄을 선다. 사랑은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위대한 마력이 있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오랴, 주저할 이유가 없다. 당신의 사랑을 오래오래 지키기 위해서는 줄리엣의 가슴을 만지고 가야 후회가 없다고 가이드는 권고한다.

▲ 베로나를 감아 흐르는 아디제강. 저녁 노을이 물들고 있다.     © 원종태

베로나는 아름다운 곳이다. 중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광장과 아담한 규모의 건축물들, 소박한 골목이 줄줄이 이어져 있고 베로나를 휘감아 도는 아디제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강과 다리가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도심 속으로는 사람만이 통행할 수 있다. 차량이 도심 속으로 들어오지 않아 안전하기도 하고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베로나에서 베네치아는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사전 정보가 없었을 때는 베네치아로 직접 이동했지만 줄리엣의 생가가 있는 도시라는 그 말 한마디에 일행은 마음을 바꿨다. ‘베로나는 꼭 봐야 한다’라고. 사랑 이야기는 청춘들의 가슴속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의 가슴속에서 사랑을 빼어놓으면 무엇이 남을까? 영원히 추억할 수 있는 주제 그것이야말로 사랑이 아니던가? (다음 호에 계속)

여행가 원종태 (오리엔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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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17 [15:40]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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