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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켄타우루스의 비밀
오늘은 여행가는 날
 
원종태   기사입력  2022/08/04 [16:29]
▲ 여행가 원종태.     
폼페이는 3분의 2가 발굴됐다고 한다. 입장권을 구매하고 유적지로 들어서면 잘 정돈된 옛 거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폼페이 시민들이 서기 70년대에 살던 거리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전성기에 화산폭발로 폐허가 된 지라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고 현장에서는 귀족들이 지녔던 진귀한 보물까지 발견되어 한때 도굴꾼이 극성을 떨었다.

주요 거리는 돌로 포장되었고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으며 도로 위를 달렸던 마차의 흔적이 남아있다. 수레바퀴 자국이 움푹 파인 채 우리를 맞이한다. 요소요소에 폼페이 시민이 사용했다는 표식들도 보인다. 돌 위에 표시된 다양한 그림들은 당시의 생활상을 엿보게 한다. 광장에는 반인반수(半人半獸)로 알려진 켄타우루스 형상이 그 특유의 모습을 내보이며 우뚝 서 있다. 왜 이곳에 하필이면 켄타우루스의 상이 있는 것일까?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그 이유를 찾아보라고 숙제를 주었지만 모두 고개만 갸우뚱할 뿐 켄타우루스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없었다.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켄타우루스는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말인 반인반마의 상상 속 종족이다. 하반신은 강인한 남성적인 힘을 나타내고 이 힘을 다스리는 정신이 인간의 모습을 한 상반신이다. 신화에서 켄타우루스는 덕성과 판단력이라는 인간의 고귀한 본성과 대비되는 인간의 야만적이며 본능적 욕망을 상징한다.

켄타우루스는 그리스 테살리아의 왕 익시온의 후예로 알려져 있다. 신화 속에는 익시온이 어느 날 올림포스산으로 가서 신들의 잔치에 동석한다. 그곳에서 헤라를 본 순간 익시온은 한눈에 반한다. 그야말로 뿅~ 간 것이다. 이를 눈치 챈 제우스는 익시온을 잠시 속인다. 그에게 헤라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구름을 가져다준다. 익시온은 그 구름을 헤라로 착각하고 몸을 섞었는데 그 사이에서 태어난 게 바로 켄타우루스다. 

▲ 폼페이 유적지에 있는 켄타우루스 상. 머리가 반 정도 남아있다.     © 원종태

켄타우루스는 대부분 성질이 난폭하고 음탕하다. 그리고 단명한다. 호전적이라 피살되거나 전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술을 너무 좋아하여 종종 추태를 부리기 일쑤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추종자 대열에 합류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도 켄타우루스 형상을 한 술병들이 판매대에 진열되어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켄타우루스는 힘과 덕성을 사람이 살아가는 절제된 행위에 사용하지 못한다. 술을 좋아하고 잔인하며 음란한 생활에 몰두함으로써 그의 이미지는 굳어간다.
 
폼페이의 귀족들도 사치와 호사를 누리면서 피와 광기를 즐겼다. 그들이 즐겼던 폼페이의 검투 경기장이 온전히 남아있다. 이 원형 경기장은 모두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절반 이상의 폼페이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었던 시설이다. 폼페이 시민들이 이런 검투 장면에 대해 얼마나 격정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남아있는 유적이 증명한다. 특히 사람이 맹수와 피를 흘리며 격투하는 장면은 시민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이런 피비린내 나는 취미가 성행했다는 사실은 폼페이 시민들의 도덕성과 인성이 타락했음을 증명한다. 그곳에 머리가 파손된 켄타우루스가 상징처럼 서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여행가 원종태 (오리엔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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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04 [16:29]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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