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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우리말’ 바로 알기] 과도한 높임법? 지나친 높임법?
 
김나영   기사입력  2022/07/28 [14:57]
▲ 김나영 중원대학교 교수.    
우리말이 다른 나라의 언어와 가장 크게 다른 것 중에 하나가 높임법이 발달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만큼 높임법이 발달한 나라는 없다. 다른 나라의 경우 보통은 높임법이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단어를 가려 쓰는 정도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문법이 바로 높임법이다. 

우리말의 높임법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행동하는 주체를 높이는 방법이고 둘째는 말을 듣는 상대를 높이는 방법이고 셋째는 행동의 대상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 어려운 높임법은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에나 볼 수 있을 만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의식하지는 않고 있다.

이 중 주체를 높이는 방법으로 서술어에 ‘-(으)시-’를 붙이는 방법이 있는데, 다음의 문장 중에 잘못된 높임법을 사용한 문장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학교가 어디세요?
소유주가 정한길 님 맞으십니까?
오늘이 결제 마지막날이세요.
문제가 있으시면 다시 오겠습니다.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이게 제 어머니 유품이세요.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지금 오시고 계십니다.
 
위의 문장을 학교 문법으로 보면 모두 틀린 표현이다. ‘-(으)시-’의 붙임은 주체를 높이는 것으로 사람을 높여야 하기에 위 문장에서는 모두 빼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현실적으로 말하거나 들어 본 문장이라 무엇이 틀렸는지 잘 모를 수도 있다.

[맞는 표현]

학교가 어디예요?
소유주가 정한길 님 맞습니까?
오늘이 결제 마지막 날이에요.
문제가 있으면 다시 오겠습니다.
손님, 주문한 커피 나왔습니다.
이게 제 어머니 유품이에요.
할아버지, 아버지가 지금 오고 있습니다.
 
 
‘학교가 어디세요?’가 틀렸다면, ‘주소가 어떻게 되세요?, 전화번호가 몇 번이세요?, 생일이 언제세요?’ 모두 틀렸다는 것이다. ‘학교, 주소, 전화번호, 생일’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도한 낮춤을 했다면 듣는 이가 문제를 삼을 수 있으나 과도한 높임을 사용했다고 문법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우리말은 존경하는 대상의 자녀나 외모, 소유물을 높여서 말했다. 어휘로는 ‘따님, 아드님, 댁’ 등이 있고, 문장으로는 ‘어머님께서 참 고우세요.’, ‘생각이 무척 깊으시네요.’ 등이 있다. 또한, 이미 ‘선생, 사장, 임금’은 어휘 자체가 높임의 표현인데 이것을 더 높이기 위해 접미사 ‘-님’을 붙여 ‘선생님, 사장님, 임금님’이라고 하고 최근에는 ‘대통령님’까지 나왔다.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지금 오시고 계십니다.’가 틀린 이유는 할아버지보다 아버지가 낮은 사람인데 할아버지 앞에서 아버지를 높이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압존법(壓尊法)이라고 하지만 요즘 ‘할아버지, 아버지가 지금 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할아버지는 ‘요녀석아~ 오고 계시다고 해야지.’하고 버릇없다고 할 것이다.

▲ 잘못된 높임법.     © 이미지 출처 : 한글문화연대 블로그

높임법과 가장 밀접한 학문을 연구하는 국어국문학과 국어학 전공 교수님께 ‘교수님, 이번 논문은 학술적 의의가 높으세요.’라고 했다고 그 학생을 나무라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교수님을 존경하는 나머지 그분이 쓰신 논문마저도 높이는 ‘간접 높임’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서비스업이 발달하면서 그곳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에게는 친절을 요구한다. 전자제품 A/S 직원의 경우는 차후 만족도 조사까지 있어서 더욱 친절하려고 애쓴다. ‘고객’이라는 말은 반말이 된 호칭이라 모두 ‘고객님’이라고 부른다.

세탁기가 또 고장이 나시면 여기로 연락을 주십시오.
고객님, 찾으시는 옷은 지금 사이즈가 없으세요.
 
김나영 중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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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28 [14:57]  최종편집: ⓒ 세종신문
 
이카프리오 22/08/01 [14:35] 수정 삭제  
  오늘도 잘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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