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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잘하는 사람이 집에서는 다른 사람이에요”
이야기를 통한 심리학 이해 : 같음과 다름
 
윤희경   기사입력  2021/11/18 [13:39]
▲ 여주심리상담센터 윤희경     
“어느 날 남편 친구들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한참 이야기 하던 중 친구들이 이렇게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남편과 살아서 얼마나 좋냐는 거예요. 저는 순간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남편은 아무런 응수도 없이 당연히 그런 것인 듯 환한 얼굴로 대화를 하는 거예요. 제가 재차 ‘그렇게 보이세요?’라고 반문했더니 친구 와이프가 자기 남편은 집에서 말도 없고 묻는 말에 겨우 답만 하는 정도인데 친절하고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남편이 부럽다는 거예요. 순간 저는 한방 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 사람이 밖에 나가서 이중 얼굴을 하고 사는 구나 싶었지요.”

정말 남편이 이중 얼굴을 하고 산 것일까? 남편은 왜 그러한 사실에 대해 인지를 하지 못한 것일까? 과연 아내는 남편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아내로 평가 받고 있을까? 남편이 생각하는 아내와 얼마나 일치되는지를 본다면 아마 서로의 반응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본 공익 광고는 밖에서는 상냥하기로 소문난 딸과 엄마가 가족들에게는 투정 부리고 짜증을 내고 피곤해 하는 모습을 대조해 보여주며 가족에게 따뜻하게 대하자는 내용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기에 절대로 집에서처럼 사회에서는 할 수가 없다. 만약 집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밖에서 한다며 어떨까 상상 해보자. 직장에서는 일하기 싫다고 들어가 엎드려 있을 수 없고 화를 직접적으로 표출할 수도 없고 그것을 받아 주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인간이 집단생활을 하면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만들어진 사회적 약속이다. 심리학에서는 역할을 중심으로 인간  관계에서 형성 된 자아, 즉 자신의 원형적 근본 모습을 관계를 통해 표출하는, 연극에서 가면을 쓰고 자신의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자아(페르소나)라고 부른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으로 살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호감 받는 사회적 페르소나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며 살아간다. 남들에게 잘하는 이유도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언어적 비언어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다. 말로도 하지만 자신의 위치와 역할, 친구들 사이에서의 비중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되어 현재 자신의 자신감으로 표현 되고 있는 것이다. 관계 안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좋고 매력있는 사람으로 비추어 지기 위해서는 밖에 있는 외부 인자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쓰고 더 많은 의식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위 사례의 남편에게 아내가 왜 그렇게 행동 하는지를 물어 본다면 자신은 집에서나 밖에서나 같은 사람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크다. 의도적으로 알면서 한 행동이 아니라면 말이다.

정신분석 학자 융은 이러한 자신의 행동이 집단 무의식으로 인해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보편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울면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쉽게 이해하지만 30대 남편이 울면 ‘다 큰 어른이 왜 울어’ 라고 응수하는, 단순하지만 보편적 사고 안에서 사회적 페르소나는 더 활발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애를 쓰고 사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마음의 연결 고리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감으로써 자유로울 수 있는 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이러한 실마리를 나는 정신 분석학자인 프로이드의 ‘깊은 심연에 쌓여 자신도 잘 알아차리기 어려운 무의식’에서 찾기보다는 무의식-전의식- 의식이라는 과정에서 우리가 조용히 자신과 마주하고 앉아 스스로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프로이드가 다소 간과했다고 여겨지는 전의식의 영역이라고 본다. 

자신에 대해 의도적으로 떠올리고 반추해 보면서 무의식의 깊은 심연으로 묻혀버릴 것들을 세심히 챙겨 자신의 행동과 원인의 연결 고리를 깨닫는다면 현재의 자신에 대한 이해를 통해 굳이 밖에서는 친절한 사람으로 평가 받으면서 집에서는 소홀한 사람으로 금을 그은 듯이 살지는 않을 것이다. 안의 나도 나요 밖의 나도 나임을 깨닫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타인을 신경 쓰고 의식 하고 눈치 보며 사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윤희경 여주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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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18 [13:39]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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