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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선교 의원 재판, 죄는 누구에게 있나
 
세종신문   기사입력  2021/11/18 [13:34]
17개월의 긴 시간동안 56명의 피고인을 양산한 김선교 국회의원 캠프의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판결이 내려졌다. 

선거운동원 등 39명은 벌금 150만원과 추징금 30~52만원, 금품을 전달한 당협운영위원장 등 12명은 벌금 200만원, 선거대책본부장 벌금 500만원, 캠프 회계책임자 벌금 800만원, 홍보기획단장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후원회 회계책임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김선교 국회의원 무죄.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101호 법정에서 재판을 받은 56명 중 55명이 처벌을 받고 김 의원만 무죄가 되었다.

김 의원 당선을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죽어라 뛰어다니며 운동을 한 선거운동원들이 전부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1심 재판 결과 김 의원은 무죄지만 캠프 관계자의 양형으로 인해 국회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였다. 이러한 법원의 판결을 놓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56명의 시민을 범죄자 취급하며 장장 17개월 동안 조사하고 재판을 진행한 김 의원 선거캠프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낙후성과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선거운동원 수당이 27년째 일급 7만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공직선거 사무원과 운동원의 수당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해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선거운동원은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9시까지 하루 평균 14시간 일하는데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시급 5,000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무죄를 받은 김 의원도 재판정을 나서며 55명이 선거운동 수당 문제로 처벌을 받은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대체 지난 27년 동안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가 생길 때 마다 국회의원 당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선거운동원 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55명이나 되는 피고인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일일이 확인하며 장장 1시간 동안 선고공판을 진행한 재판장이 피고인들에게 한 말은 고작 “불복하면 7일 이내에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라”는 것뿐이었다. 55명의 피고인들의 정치적 성향과 정당 소속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들 중에는 선거기간에 한 푼이라도 벌어보자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뛰어다닌 서민들이 다수다. 생계를 위해 이리저리로 뛰어다니는 서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격려해야 마땅한데 재판장에 불러 죄인을 만들고 있다. 

법을 만들어야 하는 국회의원은 27년 동안 ‘안타깝다’는 말만 반복하고, 법을 집행해야 하는 법원은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를 외쳐 대며 성실한 국민을 전과자로 만들고 있다. 

국회의원을 포함해 56명이 재판을 받아 55명은 처벌을 받고 국회의원 혼자 무죄가 되었는데 ‘국회의원 만세’를 외치며 환호하고 박수를 쳐야 하는 현실이 오늘날 우리 민주주의 현주소다. 무죄를 선고받고도 의원직이 날아갈 위기에 처한 상황에도 ‘의원님은 무죄라서 기쁜 날’이라며 환호하고 박수를 치는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이번 사건은 300명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그 책임이 있으며 법의 단죄도 그들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정치현실이 반복되어야 하는지, 언제까지 성실한 시민들이 정치법정에서 전과자로 낙인찍혀야 하는지 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엄혹한 정치 현실에 대한 답은 대한민국 국회가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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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18 [13:34]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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