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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의 내가 만난 세종(12) 김포 장기고의 세종과 한글 사랑
 
김슬옹   기사입력  2021/11/04 [10:04]
▲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     
최근에 김포 장기고에 특강을 하러 갔다가 강연장 교실 풍경을 보고 울컥하고 말았다. 벽 뒷면에 세종어록이, 왼쪽 벽면에는 필자가 쓴 <한글 대표선수 19>가 붙박이로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곳은 2019년에 설계해서 2020년에 완공한 꿈도전관으로, 3학년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 공간이자 교사들의 연수 공간이기도 하다. 교실을 만든 김효진, 하윤옥 선생님은 특별 교실에 ‘자습 공간, 자습실’과 같은 이름을 붙이면 매우 삭막할 것 같아서 공모를 통해 아이들이 꿈을 좀 키우는 ‘꿈 도전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문제는 내부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인데 늘 새겨야 할 붙박이 전시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뒷벽에 새겨 놓은 세종의 말씀 “너의 자질이 아름다움을 아노니, 하지 않으면 그만이거니와 만약 마음과 힘을 다한다면 무슨 일인들 하지 못하리오.”라는 구절은 <세종실록> 세종 22년(1440년) 7월 21일 자에 나오는 글귀였다. 함길도로 떠나며 하직 인사하러 들른 이사철(李思哲)을 보고 “네가 학문에 힘쓰는 것을 깊이 아름답게 여겨 내가 오래도록 집현전에 두고자 하였으나, 그대는 나를 따른 지가 오래되어 나의 지극한 마음을 아는 까닭에, 특별히 그대를 보내어 그 임무를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니, 그대는 가서 게을리하지 말라.”라고 당부한 자리였다. 이사철이 “소신이 본디부터 사물에 정통하지 못하여 잘못 그르칠까 두렵습니다.”라고 하자, 이때 세종이 한 말이었다.

▲ 김포 장기고 강연장 벽에 붙어있는 세종실록.     © 김슬옹 제공

▲ 김포 장기고 강연장 벽에 붙어있는‘한글 대표선수 19인전’     © 김슬옹 제공

그런데 담당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자습실 원래 문구는 ‘이곳에서 살아남는 자는 이긴다’였는데, 아이들이 이 세상에서 출세하거나 남들 이겨 먹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자기 안에 있는 자질들을 스스로 잘 찾아내고 좋은 사람이 되는, 그런 생각을 부추겨, 세상에 좀 의미 있는 꿈을 갖게 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찾아낸 글귀라고 한다. 너무 공부만 강조하거나 학문을 강조하는 그런 문구보단 아이들을 좀 더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는 문구를 찾으려고 일부러 여러 책을 뒤져 세종실록 글귀를 찾아냈다고 한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걸 보면 하나같이 예쁘더라고요. 세상이 말하는 인재 틀이 아니어도 한 명 한 명이 다 가지고 있는 자질이 아름다워서, 내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를 나름대로 꿈꾸고 찾아가는 그런 학생들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어요.”

이 말은, 그다지 높지 않은 벼슬아치인데 임명장을 주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네가 충분히 그만한 자질이 되니까 넌 충분히 잘할 거야라고 격려하는 세종의 말투를 닮았다.

‘한글 대표선수 19인전’은 2019년 학기 말 특별활동으로 말모이 영화를 본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말모이>를 보고 나서 아이들에게 이극로, 이윤재, 한징, 최현배, 정인승 등 조선어학회 분들이 왜  그 시대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는지 오랫동안 새기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랑 영화의 실제 배경이 된 인물들이나 관련 자료들을 함께 모으며 그런 인물들을 잘 모아 놓은 <한글 대표 선수 10+9>를 찾아내었다고 한다. 마침 책 속에 있는 인물들의 공적을 잘 드러내 주는 그림과 도형이 전시에 깔맞춤이어서 출판사 허락을 받아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은 외국인(헐버트)인데도 한국말과 한글을 위해평생을 바친 헐버트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교과 활동 행사에서는 <한글이 목숨>이란 최현배 어록과 같은 인물별 어록을 기념품에 새기는 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현대 사회의 한글 대표 선수가 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보니 이런 붙박이 전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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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04 [10:04]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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