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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실한 회사 도산 직전… 학교급식 업체 지원정책 절실하다”
[인터뷰] 농업회사법인 ‘한둘’ 신덕재 대표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1/02/24 [10:22]
콩나물과 두부, 묵 등을 수도권 학교에 급식 재료로 공급하는 전통식품 제조회사 ‘한둘’의 신덕재 대표를 만났다. 여주시 가남읍 금당리에 위치한 한둘은 최고의 품질과 전문성을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등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지난해를 거치며 경영 상 큰 어려움에 부딪혔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날, 한둘의 직원들은 각 학교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우편으로 발송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신 대표는 학교급식 사업체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정책이 시급하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 농업회사법인 ‘한둘’ 신덕재 대표.     © 세종신문
 
식품사업은 얼마나 했나? 한둘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달라.

식품사업만 40년 했다. 국산콩과 녹두로 친환경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재배하기 시작해 묵과 두부까지 사업을 넓혔다. 

여주에 콩나물 공장을 신설하고 1999년에 ㈜한둘을 설립해 사업해 오다가 2001년 농업법인회사 한둘로 전환했다. 10년 정도 친환경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수도권 학교들에 공급하던 중 2007년에 첨단자동화 두부·묵 공장을 완공해 두부와 묵도 함께 공급해왔다.

한둘은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OEM(주문자 위탁생산)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재료, 생산, 공급까지 직접 관리해왔다. 좋은 재료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학교급식용으로만 공급한다. 직원 30여 명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서울·경기·인천지역 4,000여 개 학교 284만여 명의 학생들이 우리 제품을 먹고 있다. 

▲ 여주시 가남읍 금당리에 위치한 한둘 전경.     © 세종신문

한둘의 제품이 많은 학교들에 납품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선 품질 좋은 국산 원료를 쓴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품은 최고의 안전성과 최상의 품질이 뒷받침 되어야 되기 때문에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경기도지사 인증 G마크 취득을 비롯하여 국내 최초 두부와 묵 동시 식약처 HACCP(해썹) 인증, 국내 최초 콩나물·숙주나물 친환경 인증, 국내 최초 콩나물·숙주나물 HACCP 인증, 국내 최초 두부와 묵 동시 한식연 전통식품 인증, 국내 최초 탱탱묵 개발 특허등록, 국내 최초 한국무형문화유산 묵장 명인과 전통식품 두부 명인 2개 부문 선정 등 식품관련 인증들을 취득해서 품질에 대한 우수성과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공인받았다. 

일반 유통과 달리 학교급식은 품질과 안전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남기는 잔반으로 선호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맛과 품질을 인정해주었고 그 덕분에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식품사업은 규모가 크고 자본이 많다고 다 해결되지 않는다. 긴 세월의 노하우와 다양한 시도, 장인정신이 깃든 정성이 있어야 안전한 고품질이 보장된다. 40년 식품사업 외길만 걸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 한둘에서 생산하는 묵과 두부들.  모두 무농약,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다.   © 세종신문

▲ 한둘 신덕재 대표는 한국무형문화예술교류협회가 공인한 전통식품 명인이다.     © 한둘 제공

코로나19 이후 공장 상황은?

“코로나가 전쟁보다 더하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국민 전체를 비롯해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학교급식 업체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일반유통 없이 학교급식만 하다 보니 등교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단 하루도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부분등교를 할 때에는 주문량이 급감해 운송비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했다. 등교가 정상화된다는 소식에 제품들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급작스러운 등교 중단 결정으로 전량 폐기처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반유통을 하지 않으니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따로 팔 수 있는 통로가 없다. 제품들이 아까워 처음엔 동네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지만 나중엔 그 양이 감당이 안 돼 나눠주지도 못하고 폐기했다. 매출 급감에 생산품 폐기처분으로 인한 손실, 물류비 손해까지 삼중고를 겪으니 너무 힘들다. 
 
회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결정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지난 한해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채무는 늘어나고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가족 같은 직원들을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수십억 원의 손실을 봤다. 30여 명의 직원과 100여 명의 가족들, 거기에 다수의 협력업체까지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걸린 회사다.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서 받을 수 있는 한도까지 대출을 받고 적금과 보험은 모두 해약하고 부동산도 급매로 매각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겨 왔다. 

등교 정상화가 언제 될지 기약할 수 없어 일반유통으로 전환하려고 해도 준비과정에 시간이 걸린다. 그 때까지 회사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매일같이 회사의 존폐와 직원들, 협력업체들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 밤잠을 설치고 진통제를 달고 살았다. 결국 회사의 파산을 막고 재기의 기회를 얻기 위해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솔직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수입이 전혀 없이 적자만 누적되는 학교급식 업체들의 피해정도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건실한 기업들이지만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책 없이는 대부분 무너지게 될 것이다.

▲ 한둘의 콩나물 재배장. 학교급식 중단으로 콩나물 시루가 1년 째 텅텅 비어있다.     © 세종신문
 
탄원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운동을 마음먹게 된 이유는?

콩나물이나 두부 같은 기본 먹거리는 한 해 소비총량이 일정하다. 코로나로 인해 식당이나 급식에서는 소비량이 줄었지만 가정에서의 소비량은 늘었다. 그런데 각 가정에서 구입하는 두부와 콩나물은 대부분 홍보가 잘 돼있는 대기업 제품들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대기업 식품업체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며 기록적인 사업실적을 올렸다. 이에 반해 학교급식 업체들은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학교급식 업체도 사기업이니 이윤을 추구하지만 그보다는 아이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공익적인 사명감이 훨씬 강하다. 빈부격차와 관계없이 학교에서만큼은 누구나 좋은 재료로 만든 영양이 풍부한 급식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건실하고 전문적인 학교급식 업체들을 살려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많이 보았다고 하는 업종이나 업체들은 하소연의 목소리를 내면서 단체행동이라도 한다. 그러면 정부에서 지원책을 내놓기도 한다. 우리 학교급식 업체들은 업무의 특성 상 임의단체를 만들지 않고 각 업체별로 사업해 오다보니 피해사실을 드러내고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명감을 갖고 일해 왔는데 지금의 상황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보자는 생각에 탄원서명을 받게 되었다. 학교급식 업체가 처한 사정을 설명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3월말까지 10만 명 서명을 받는 게 목표다.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지원 대책은?

우선 학교급식 업체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현장에 내려와서 상황을 봐야 그에 맞는 지원정책도 고민할 수 있지 않겠나. 피해 당사자가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학교급식 업체들이 느끼는 정부지원정책 체감온도는 0℃다. 개인에게 재난지원금을 나눠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기업이 무너지면 직원과 그 가족, 협력업체 등 공동체가 무너진다.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당장 자금상환이 어려워 여신이 필요한데 은행에서는 늘려줄 근거가 없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한다. 이런 데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거다. 일반유통을 준비해 공장이 돌아갈 수 있는 시간만 벌어줘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큰 힘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각 가정에서 학교급식 업체 제품을 소비하도록 권장하는 홍보 캠페인을 해주거나 판매통로를 마련해 준다면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다. 

▲ 신덕재 대표가 공장의 자동화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세종신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좋은 먹거리를 개발하고 만들어 아이들 급식 재료로 공급하는 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불가항력적인 재난으로 이러한 회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무엇보다 우리 제품을 먹어온 284만 여명의 수도권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어려운 와중에도 공장 리모델링과 동선 개선, 다이어트 두부 기계 설치 등 사업 준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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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4 [10:22]  최종편집: ⓒ 세종신문
 
양평촌놈 21/02/25 [19:26] 수정 삭제  
  그동안 많은 노력으로 성장한 회사 인데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운것 너무안타까운 것입니다.그동안 농민들이 생산한 콩이나녹두등을 농민들한데 구입해서 제품을 많들었을것 입니다. 이러한 회사는 정부에서 지원해서 육성시켰야 합니다. 법정관리 그래도 사장님 힘을 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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