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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행가는 날
 
원종태   기사입력  2021/01/11 [09:57]
▲ 여행가 원종태     
승차권을 확인하는 일행들에게 잠시 긴장감이 감돈다. 플랫폼 번호를 다시 확인하고 차량번호와 좌석번호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승차권에 있는 차량번호와 플랫폼에 대기 중인 차량번호를 확인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열차의 차량과 차량 사이 LED보드에 표시되어있어 잘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가이드의 도움으로 차량과 좌석을 찾아 자리에 앉았다. 가슴이 겨우 진정된다. 

여행은 늘 갈림길에서 긴장된다. 표지판은 이해가 안 되고 물어보자니 말이 안 통한다. 시간은 촉박하여 리더가 당황하면 일행은 허둥댄다. 리더는 보고 또 보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앞서서 간다. 일행을 최적의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한 인솔자의 고뇌는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다. 열차에는 파리 가이드가 탑승하지 않는다. 목적지인 제네바까지는 불어 한줄 못하는 우리끼리 알아서 가야 한다.

파리를 안내한 가이드와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낯선 파리에 도착해서 처음 한국말이 통해온 가이드다. 낯선 땅에 안내자가 없다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구글 지도가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차선이다. 주변의 현재 상황과 거리의 역사, 배경지식으로 단련된 안내자의 역할을 대신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바로 지척에 역사적 장소나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있어도 무심코 지나칠 수 있다.  장소와 시간과 설명이 함께 이루어지면 여행자의 가슴은 더욱 뭉클해진다. 귀동냥도 꽤 재미있다. 저마다의 지식과 표현에 차이도 있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도 다르다. 

▲ 파리 리옹역 대합실. 리옹으로 가는 열차를 탑승하는 역이라는 뜻이다.     © 원종태
가이드도 특성이 있지만, 국적별 여행자도 특성이 있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유럽의 세계 각국 여행자들이 공항에 모이면 국가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가별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라고 할까. 독특한 모습으로 만남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중국인들은 시끌벅쩍하고 소란하다는 평을 듣는다. 끄게 떠들고 우르르 모여 다닌다. 좋게 말하면 역동적이고 자유분방하다. 주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일본인도 눈에 뜨인다. 서로 이별의 장면을 보면 일본인은 조용하고 고개를 많이 숙인다. 공손한 학생이 선생님 앞에 머리를 숙이는 것처럼 수 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눈다. 한국인은 처음 만나는 사람을 경계한다. 주변을 빙빙 돌고 쉽게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가고 이별의 시간이 지나면 달라진다. 그간 깊은 정이 들었는지 주머니에서 팁은 물론 눈물까지 글썽이며 깊은 정을 표시한다. 참 한국인은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리옹 역에서도 그간 가이드에게 데면데면한 것 같았던 분들이 이별의 정을 나눈다. 친구나 부모, 자식이 헤어지는 것처럼 아쉬워한다. 외국에서 그나마 나와 말이 통하던 사람이 바로 가이드가 아니던가. 급히 화장실을 찾을 때 그 장소를 알려주던 사람, 약국을 찾아주고 다급한 상황을 모면하게 한 사람도 가이드다. 리옹역을 끝으로 파리 가이드와는 기약이 없는 이별이다. 우리 일행을 태운 열차가 서서히 움직인다. 

리옹역에서 탄 열차는 리옹역으로 향한다. 한국의 서울역은 서울에 있다. 청량리역이 청량리에 있고 부산역은 부산에 있다. 이런 표기는 한국인이라면 상식으로 알고 어린아이도 안다. 그러나 유럽의 역 명칭은 다소 다르다. 파리에 있는 리옹역은 리옹으로 가는 역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여행가 원종태(오리엔탈투어 010-5236-7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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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11 [09:57]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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