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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 이번엔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 논란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0/07/01 [14:56]
정보 공유, 공론화 과정 빠진 채 추진… 주민 불만, 갈등 쌓여가
주민들, “이미 개발허가 불허로 소송까지 갔던 업체인데 다시 허가 검토하는 게 말이 되나”
기업 아닌 여주시가 주도하는 ‘폐기물 처리 종합 대책’ 수립 시급

“강천이 쓰레기 천국입니까!” 
지난 25일 오후 여주시청 대회의실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이날 시청에 모인 강천면 주민 60여 명은 여주시가 최근 강천2리에 개발허가를 검토 중인 ‘하수슬러지(유기성 오니)’ 처리시설과 관련해 이항진 시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재 여주시가 허가를 검토하고 있는 건축면적 2,370㎡ 규모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은 하루 150톤의 유기성폐기물을 진공 건조해 분말연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 연료는 화력발전에 사용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천면 주민들은 “쓰레기 매립장, 쓰레기 발전소도 모자라 이제 슬러지 처리 시설까지 들어오는 것이냐”며 폐기물 관련 시설이 강천면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에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한 M사가 지난 2017년 5월 같은 곳에 슬러지 처리 시설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했다가 관내 슬러지 처리 시설이 부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해 행정소송까지 진행한 바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M사(원고)는 지난 행정소송 당시 ▲여주시 관내 슬러지 자체 처리량이 증가되고 ▲친환경적인 화력발전 연료(펠렛)를 활용할 수 있으며 ▲악취, 소음 등으로 주민 불편을 야기한 개사육장이 철거되는 등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8년 9월 수원지방법원 제5행정부는 위 시설의 슬러지 일일 처리용량이 150톤에 이르는 점에 비추어 ▲악취 발생 및 확산 가능성이 완벽히 차단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발생지 처리의 원칙(해당 폐기물이 발생한 지역 또는 근접지에서 처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인근 농경지를 생활기반으로 하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피해가 예상되고 ▲(같은 지역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주민들의 수인한도(피해를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개발행위를 불허한 여주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M사는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다가 지난해 취하했다.

이후 지난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지역 주민대표와 이항진 시장 간의 슬러지 처리 시설 관련 면담이 있었고 올해 3월 M사의 개발행위허가신청서 3차 접수 후 관련부서가 협의를 해 왔으며 현재 보완명령을 내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연료의 형태가 펠렛에서 분말로 바뀐 것을 빼고는 사업자와 사업목적, 사업규모, 위치 등 달라진 바가 없다며 여주시가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민들은 강천면 주민 전체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관계자가 강천면에 공문을 보내겠다고 답해 향후 공론의 장이 열릴지 주목된다.

폐기물 관련 시설에 반대하는 강천주민들의 주장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청정지역인 강천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다. 둘째, 강천면으로 폐기물 관련 시설이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과 상대적 박탈감이다. 셋째, 여주 관내 폐기물뿐만 아니라 외지 폐기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넷째,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짓는 폐기물 시설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 속에서 매일 발생하고 있는 각종 폐기물은 그 처리 시설이 꼭 필요하다. 주민들도 이 지점은 인정한다. 기피시설이 들어설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뒤따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이 과정에 갈등이 유발되는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친환경적이고 믿을 수 있는 시설을 계획하고, 첨단 기술을 들여오기 위해 중앙정부나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공론화 장을 마련해 다양한 지혜와 의견을 나누고, 주민을 설득하고, 철저한 관리감독 대책을 세우는 등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이런 사업을 왜 기업들이 나서서 하게 두는지 모르겠다. 기피시설일수록 지자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여주시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폐기물 시설은 계속 필요할 것이고 주민 반대와 논란도 거듭될 것이다. 여주시가 각종 폐기물 처리에 대한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주민들과 주도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이 없다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항진 시장은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어느 한 입장을 특정하여 말씀드리기 어려움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여주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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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01 [14:56]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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