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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승리의 여신이 보내는 미소
오늘은 여행가는 날
 
원종태   기사입력  2020/06/18 [14:07]
▲ 여행가 원종태     
루브르의 작품은 하나하나 그 속에 우주의 신비가 들어있다. 긴 세월을 지나오며 누적된 사연은 깊이를 자랑한다.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이야기, 다음 작품엔 또 무슨 사연이 있을까? 명화와 조각, 예술품 감상을 사치품처럼 여긴 나에게 루브르박물관은 귀중한 시간이었다. 작품 앞에 설 때마다 흥미진진한 가이드의 설명은 숨을 죽이게 한다. 여행의 묘미란 스스로 보고 만족하는 것도 있지만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깊은 산 속에 나만이 아는 옹달샘을 발견하고 목을 축이는 것 같은 신선함이 있다.

역사의 무게를 간직한 역사화, 세기적 사건이나 전투의 장면을 화폭에 담았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신의 경지를 그려 넣은 신화 속의 세계는 또 다른 꿈속의 여행이다. 성서 속의 주인공은 그림 속에서 말을 걸어온다. 천국을 누려보고 싶지 않냐고? 잠시 미몽을 깨고 나면 인상파라 불리는 아름다운 미녀가 미소를 보낸다. 루브르에는 역사가 있고 신화가 있으며 예술가의 번득이는 지혜가 있다. 작품 속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시대의 진실이 비밀처럼 숨어있다. 그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는 것은 추리 소설보다 흥미진진하다.

섬세한 조각상 중에 낯설지 않은 작품이 하나 있다. 다이내믹하면서도 아프로디테처럼 아름답고 균형미 있는 자태를 자랑한다. 다만 다른 것은 얼굴이 없고 날개가 있다는 것이다. 천사인가? 인간은 날개가 없으니까 천사이거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일 것이다. 역동적으로 조각된 작품이 기품이 있고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오히려 얼굴이 없다는 것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여신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미완은 인간의 상상을 묘한 심연으로 안내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이야말로 창조의 세계가 아닌가? 우리 일행은 바로 ‘사모 트라케의 니케’의 상 앞에 섰다.

▲ ‘사모트라케의 니케’상이 뱃머리 위에 서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 원종태

니케에 대하여 깊이 있는 지식이 없으니 친절한 가이드의 안내를 받기로 하자, 가이드는 “오늘 나이키를 신고 오신 분이 계십니까?” 하고 묻는다. 바로 스포츠용품의 브랜드로 명성을 크게 얻고 있는 나이키의 원조가 ‘니케’라는 것이다. 나이키 회사의 로고 또 한 니케의 날개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니케 (영어명 나이키 Nike) 로마신화에는 빅토리아(Victoria)로 불리는 승리의 여신이다. 니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신으로 승리를 관장한다. 생과 사를 가르는 전투에서 승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실함이다. 고대인들이 니케 여신을 얼마나 애지중지했는지 짐작이 간다, 도기, 신전, 주화, 등에 승리를 염원하면서 여신의 모습을 새겼다.
 
니케에 관한 수많은 작품 중 오늘 마주하는 조각상은 그리스 에게해 사모트라케 섬에서 1863년에 발굴된 니케 여신상이라고 한다. 발견 당시는 무려 100개가 넘는 파편 조각들이었다. 파편을 맞추어 복원한 여신의 모습은 머리와 두 팔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의 여신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고고학자들은 이 여신상이 승리의 나팔을 부는 모습으로 대리석으로 만든 뱃머리 위에 놓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랑스 고고학자가 발견하여 루브르로 옮겨왔으며 현존하는 니케 여신상 중 가장 기품있고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격렬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에도 승리의 여신은 추앙의 대상이다. 국가 간의 경쟁이나 개인 사이의 경쟁이나 피할 수 없는 경쟁의 현실에서 승리의 여신이 당신에게 미소를 보낸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무엇인가? 인생의 승리자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니케는 영원한 우상일 수밖에 없다. 작품과 대화는 끊임이 없다, 다만 우리의 여정 앞에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오랑주리미술관이 부른다고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 (다음에 계속)

여행가 원종태(오리엔탈투어 010-5236-7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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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8 [14:07]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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