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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여행 79 - 무엇이 중한가
 
김태균   기사입력  2020/06/18 [13:48]
▲ 세종신문 김태균 대표     
국회 상임위를 둘러싸고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국민은 그것보다 민생을 안정시키는 입법활동을 잘 하기를 기대한다. 민생은 백성의 생활이고 이 생활이 나아져야 나라의 근본이 바로 선다. 권력을 두고 싸우는 모습, 국민들은 지겹다. 

다수당이든 소수당이든 국민이 무엇을 중하게 여기는 지를 새겨야 한다. 힘을 쥐어 주면 올바르게 사용할 줄도 알고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증명된 바다. 필요하다면 사용하라. 하지만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소수라고 해서 언제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 하지 말기 바란다. 왜 소수가 되었는지 부터 되짚어 볼 일이다. 협력은 땡깡 부리며 내놓으라고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무엇을 위해 저항하고 투쟁해야 하는지 모른 채, 본말을 뒤집은 채 명분속에 숨겨둔 이권만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이제 다 보인다. 코로나 시국에 국민들은 정말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종2년 11월에 예조에서 올린 상소 내용을 몇 개 보았다. 이어지는 내용들도 모두 비슷한데 우리네 삶과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네 생활과 아주 밀접한 주제들이다. 
 
1. 조운(漕運; 배로 물건을 옮기는 일)하였다가 물에 빠져 죽은 수군은 유사(攸司)를 시켜 그의 가족을 충분히 구휼하여 주라 하니, 정부(政府)에서 건의하기를, 《경제육전(經濟六典)》에 이르기를, ‘선군(船軍)으로 병고가 있는 자도 임금에게 올려서 그의 가족을 구휼하여 준다.’ 하였으니, 하물며 미곡(米穀)을 조운(漕運)하였다가 죽음에 이른 자이겠는가. 청컨대, 쌀과 콩을 합하여 4섬씩 주고 3년 동안 그의 집에 부역을 면제하여 주라.

2. 전쟁에 나가 죽은 자의 자손을 당연히 벼슬자리에 써 주어야 한다. 
(보훈이 없으면 나라가 나라역할을 못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3. 환과 고독(鰥寡孤獨)으로 입을 옷과 먹을 것이 없으며, 의탁할 곳도 없는 자는 의당히 구휼해야 될 것이니, 경중에서는 호조(戶曹)가, 지방에서는 감사(監司)가 주장하여, 무시로 방문해서 보고하여 시행하도록 하라. 
(이제야 우리나라가 이런 복지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인데, 600년 전의 복지는 지금 못지않았다.)
 
4. 의심이 있어 옥에 가둔 사람으로 미결 중에 있어서 오랫동안 옥에 갇히게 된 자를, 서울에서는 형조(刑曹)·사헌부(司憲府)·순금사(巡禁司)와, 각도의 관찰사(觀察使)가 그들의 갇혔던 연월을 갖추어 기록하여 보고해서 임금의 교지를 받을 것이며, 지체 없이 재결할 것이라. 
(죄가 판명나지도 않았는데 계속 옥에 가두는 것의 부당함을 빨리 고치라는 말이다. 지금도 수시로 벌어지는 넌센스다.
 
5. 약소한 백성으로서 어쩌다가 외출하여 돌아오지 못하면, 권리 많은 부자나, 벼슬아치나, 및 교활한 아전들이 도망간 것이라 하고, 그들의 집이나 전토를 모두 빼앗아 점유하게 된다. 그리하여 잔약한 민호가 날로 의지할 곳을 잃어버리게 되니, 금후로는 관에서 이들의 강탈 점유하는 것을 엄금하여, 본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게 할 것이고, 만약 영구히 돌아오지 아니하면 전토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줄 것이라. 
 
6. 여러 관사의 사령(使令)들이 공용물을 사들인다 하면서 시장 사람의 물건을 겁탈하고 있다. 금후로는 경시서(京市署)에 고하여, 그들이 가지고 간 저화(楮貨)를 몰수할 것이며, 어긴 자는 무거운 벌칙으로 죄를 논하게 하라.
 
7. 무릇 머리 깎은 중들은 반드시 도첩(度牒)을 받아야 바야흐로 출가(出家)하게 되는 것이 이미 나타난 법령이 있거늘, 무식한 승려들이 국법을 두려워하지 아니하여, 오직 양반의 자제뿐 아니라, 병역에 나간 군인이나, 향리(鄕吏)나, 역졸(驛卒)의 자식이나, 공사 노예(公私奴隷)들까지도 제 마음대로 머리를 깎고 중이 되는 것은 심히 잘못된 일이니, 금후로는 양반(兩班)의 자제로서 승려가 되기를 자원하는 자는, 그 부모나 친족이 녹사(錄司)에 중이 될 것을 고하여 예조(禮曹)에 보고하고, 나라에 계문(啓聞)하여 교지(敎旨)를 받은 뒤에 정전(丁錢)을 바치고 도첩(度牒)을 내어 주어야 바야흐로 출가하기를 허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 나머지 직분이 있는 사람이나 독자(獨者)·처녀는 일절 금단할 것이요, 이에 어긴 자는 환속(還俗)하게 하고, 그들을 중으로 보내려 한 부모와 데려간 사승(師僧)과, 사주(寺主)는 중한 죄로 논하게 되고, 부녀로서 수절하기 위하여 머리 깎은 자는 이 법의 예외로 할 것이라.
 
8. 여러 관사의 노비들에게 혹 봉족(奉足)도 주지 아니하고 급료도 주지 않아서, 이로 말미암아 도망간 자가 많게 되니, 금후로는 정역(正役) 1명에 봉족(奉足) 1명을 주고, 또 급료도 주게 하고, 급료를 주지 못하는 자에게는 봉족(奉足) 2명씩을 줄 것이며, 남녀 막론하고 연령이 66세 이상이거나 15세 이하 된 자에는 사역하는 데 내세우지 말도록 할 것이며, 또 여러 관사(官司)의 아전[吏典]이나 사령이나 노예 등 여러 사람이 휴가를 얻어 고향에 내려간 자가 곧 상경하지 못하게 되면, 문득 서울에 사는 경주인(京主人)에게 독촉하는데, 때로는 날수를 계산하여 속전(贖錢)을 물리게 하고, 그것을 다른 데서 꾸어서 주고 나중에 갑절씩 받아들이니, 그 때문에 가졌던 살림과 식량이 모두 없어지게 되어, 그 폐단이 심히 크다. 금후로는 휴가를 받은 사람이 기간 내에 상경하지 못하게 되면, 그 도에다 공문을 보내어 독촉할 것이며, 그가 상경하기를 기다려 죄로 논할 것이라.
 
9. 선군(船軍)이 물위에다 생명을 걸고 있어서 가산도 돌보지 못하여 그 고생이 다른 사람의 갑절이나 되는데, 한 사람이 비록 아들 2, 3형제를 두었다 할지라도 좌우령(左右領)에 나누어 소속되어 있어서, 서로 교대하여 번을 서게 되어 혹 한 자식이라도 군적(軍籍)에 들지 아니하면 누정(漏丁)이라 하여 다른 사람의 봉족(奉足)으로 옮겨서 보충케 하니, 이것이 수군을 우대하여 돌보아 주는 본의에 어긋나는 일이니 금후에는 세 아들이 이미 군적(軍籍)에 들어 있으면 비록 한 자식이라도 군역(軍役)을 면제케 하여 부모를 봉양하도록 하라.
 
맨 마지막에 이상 30가지 조목을 다 그대로 따랐다고 기록되어 있다.
민생은 이렇게 챙기는 것이다. 디테일을 이해하고 그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따뜻한 정치를 기대한다. 이미 오래된 미래였으니 못할 것이 없다. 
 
세종신문 대표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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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8 [13:48]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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