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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누수 때문에 지붕 올렸는데 불법이라고요?”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0/06/10 [15:13]
‘옥상 위 지붕’ 증축은 인허가 대상, 건축법 저촉 유의해야
지난 ‘화재안전특별조사’서 적발된 사례 많아… 6월 말까지 철거 명령에 발 동동
여주 구도심 지역 두 집 걸러 한 집에 지붕 설치, 양성화 대책 마련 필요

지난해 가을 여주시 하동 소재 2층짜리 상가 건물주 A씨는 건물 옥상에 설치된 ‘지붕’을 철거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옥상 위 지붕이 현행 건축법에 저촉되는 ‘불법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6월 말까지 철거하거나 상당한 액수의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A씨는 “누수 때문에 설치한 지붕이 불법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갑작스러운 조치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조치를 통보받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보니 시청 관계부서와 설계사무소 등에도 관련 민원과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제천과 밀양에서 대규모 화재사고가 연이어 일어나자 대통령 지시로 그해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대형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화재안전특별조사’가 실시되었다. 소방서가 주축이 되어 전문가 등으로 편성한 조사반이 연면적 400㎡ 이상의 다중이용시설 현장에 직접 찾아가 소방·건축·전기 시설 전반을 살펴보고 시정조치, 개선권고, 법적조치로 구분하여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낡은 건물이 집중되어 있는 여주시 구도심 지역의 ‘옥상 위 지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 여주시내 한 골목의 모습. 대부분의 건물 옥상 위에 지붕이 설치되어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세종신문

건물 노후로 인한 균열과 누수, 결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판 지붕 설치가 대안으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건축법에 따르면 새로 설치하는 지붕 높이가 일정 수치를 초과할 경우 증축에 해당돼 관할 관청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규모에 따라 ‘설계 도면’이나 ‘구조안전진단 확인서’ 등의 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같은 규정을 지켜가며 지붕을 설치한 경우는 드물다. 

이번 화재안전특별조사는 일정 면적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만 실시되었지만 일반 주택까지 그 범위를 넓히면 지붕 불법 증축 사례는 상당히 늘어난다. 낡은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여주시 중앙동 지역은 두 집 걸러 한 집에 지붕을 설치했을 정도로 흔한 일이고, 면 단위 농가들 중에도 옥상이나 지붕 위에 추가로 지붕을 올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800여만 원을 들여 다가구주택 옥상에 지붕을 설치한 지 두 달 만에 철거명령을 받은 B씨는 양성화를 준비하기 위해 설계사무소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건물이 너무 오래돼 건축법 상 요구되는 서류를 충족시키기 어려우니 철거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B씨는 “내 집 옥상에 올리는 지붕도 불법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공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옥상에 비가 새면 방수 공사에 벽지까지 바꾸는데 200만원 넘게 든다. 그걸 몇 년마다 계속 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어 지붕을 설치했는데 이런 경우는 좀 봐줘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 여주시 중앙동 일대의 항공사진. 파란색, 빨간색, 검정색으로 보이는 대부분이 옥상 위 지붕이다.     © 카카오맵

그동안 지자체에서도 주택 노후로 인한 주민 고충을 감안해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양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붕을 세웠다 다시 뜯어내기를 반복하거나 과태료 폭탄을 맞지 않도록 지붕 증축공사 전 반드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최근 비슷한 사례들을 연이어 상담한 설계 전문가 C씨는 “상업적 용도나 주거 용도로 옥상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지붕을 높이 세우는 경우가 아닌 방수 목적에 한해서는 지자체에서 단속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주시 관계자는 “지붕을 올리려면 하중 증가에 따른 건물의 안전 요건 등을 확인하고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지붕 증축) 양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현행 건축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진설계 의무화 등 건축법은 안전을 보다 강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안전’ 문제에 흥정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철거’와 ‘과태료 부과’의 방식도 능사는 아니다. 낡은 건물이 많은 여주,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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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0 [15:13]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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