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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섬 특성 살린 장기적 비전 세워야”
[인터뷰] 강천면 주민자치위원회 최근필 위원장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0/05/28 [10:57]
실질적인 강천섬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최근필 강천면 주민자치위원장을 만났다. 강천섬을 돌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잡초를 뽑고 쓰레기를 줍는 최 위원장의 손길에 강천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 최근필 강천면 주민자치위원장이 강천섬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 세종신문

강천면으로 이주한 이유가 강천섬 때문이라고 들었다. 강천섬의 어떤 점에 반했나?

인생 후반을 시골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 여주에 왔다가 우연히 강천섬에 들렀다. 탁 트인 넓은 잔디밭에 가슴이 시원했다. 바다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은행나무 길도 한쪽은 곧게 다른 쪽은 약간 굽어있고, 강가 쪽의 미루나무는 이국적이고, 고사목의 모습도 예사롭지 않았다.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강천으로 이사 오기로 결정하고 3년 정도 꾸준히 다니며 집도 알아보면서 강천섬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아내와 수없이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강천에 살고 있었다.
 
강천섬의 현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현재 강천섬의 현황은 어떤가?

수자원공사 한강보 관리단에서 강천교 쪽에 카운팅기를 설치하였는데 요즘 주말에는 2,200명 정도 찾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굴암교 쪽에서 진입하는 인원은 누락된 상황이니 그 이상 방문하지 않을까 한다. 재작년, 작년과 비교하면 방문자 증가가 두드러진다. 블로그나 카페에 강천섬 관련 게시글이 작년 봄  대비 2배로 증가하였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고 산책 겸 오시는 분들, 도시락을 싸서 소풍 오시는 분들도 많이 늘고 있다.

고정 화장실은 1동이 설치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임시 화장실이 1동 설치된다. 개수대가 있는데 현재는 음식물 찌꺼기를 마구 버리는 바람에 폐쇄된 상태다. 데크는 지난 겨울에 파손이 심한 1곳을 철거 후 재시공 하였고 현재 데크 및 의자, 테이블은 90% 교체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강천섬에 나무를 심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쉴 수 있는 그늘이 부족하다. 현재 식재된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돌보는 것도 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태 전문가들의 의견으로는 새들을 불러올 수 있는 산딸기 종류나 보리장나무, 후박나무, 무화과, 청미래덩굴 등을 심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쓰러져 가는 느티나무도 어느 정도는 정리, 분리해서 잔가지들은 미생물이 살 수 있도록 쌓아놓고, 굵고 단단한 부위는 ‘강천섬 고사목’이라는 희귀성을 살려 목공예 제품을 만든다면 그 또한 이야기 거리가 있는 상품이 되고 주민들의 부수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최근필 위원장은 인터뷰 중간중간 잡초를 뽑거나 쓰레기를 줍는 등 강천섬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 세종신문

맘스아일랜드 사업의 일환으로 강천섬에 ‘마미센터’가 들어선다. 이에 대한 의견은?

마미센터는 7월에 입찰이 나가면 8월에는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기둥이 받치고 있는 단층 건물 안에 관리사무실, 화장실, 수유실, 매점, 회의겸 교육실이 있는데 교육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폭이 45미터, 높이가 8미터다. 공중에 떠 있다보니 엘리베이터도 설치된다. 용도에 비해 과하다는 생각이다.

위치도 문제다.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비오는 날 교육이나 회의를 하기에는 주차장에서부터 너무 멀다. 강천섬 중앙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건물을 짓는 이유가 뭘까. 여러 전문가들과 주민들 대부분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강천리에 있는 도농교류센터를 적극 활용하면 강천섬에는 최소의 관리시설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강천섬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따라 건물을 짓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강천리에 있는 도농교류센터에는 회의실, 식당, 숙박시설, 자전거 등등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지만 수년 동안 운영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사업비를 절약해서 마미센터 위치를 옮기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동식 사무실과 매점을 설치하고 유사시 밖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강천섬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 이후 민관 협력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나?

안타깝게도 주민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중 반영된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 1월 강천섬명소화사업위원회 회의가 있다고 연락을 받고 참석해 보니 모든 것이 다 결정된 상태였다. 시 담당자도 바뀐 상황이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강천면에 살고 있는 조경 전문가,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명예교수님, 외국에서 오래 살아 다양한 생태공원에 대해 말씀해 주실 분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된다. 오랫동안 강천섬을 지켜보면서 살아오신 마을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보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강천면 주민뿐만 아니라 여주시민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야 한다. 법적으로 불가능한 의견은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 불필요한 불신을 사전에 제거하면 좋겠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진행된 사업들이 오래가지 못하고 좌초되는 것을 수없이 보지 않았나. 

강천섬을 둘러 싼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천섬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 어떤 형태로 강천섬을 활용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캠핑을 지속적으로 허락할 것인지, 야영과 취사 행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자전거 통행을 계속 하도록 할 것인지, 애완견 출입을 막을 것인지, 이런 부분이 하나씩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현 관리주체인 수자원공사나 여주시는 늘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강천섬 관리권한이 내년 여주시로 이관된다고 하는데 관리권한을 이전 받으려면 그동안 관리상황에 대한 확인 등이 필요하고 관리권 이전을 준비하는 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네 작은 건물 관리를 맡게 되어도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점검 또 점검하지 않나. 

▲ 최근필 위원장이 강천섬을 돌아보며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세종신문
 
강천섬이 향후 어떻게 활용,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가끔 강천섬에 리조트를 지으면 어떻겠냐, 프랑스 마을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연락들이 온다. 나에게 그런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강천섬을 제2의 남이섬으로 만들어 돈벌이를 해보자는 발상인데 남이섬과 강천섬은 다르지 않나. 강천섬에서 재즈페스티벌을 열자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자라섬의 몫이다. 강천섬은 강천섬다운 그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강천섬에는 고라니가 몇 마리 살고 있다. 고라니 배설물을 굴암교에서 가끔 보게 되는데 아마 마을과 강천섬을 오가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여주시민이나 강천주민은 고라니를 수시로 보지만 도시에서 강천섬을 찾아 오시는 분들에게는 고라니가 낯설고 신비롭게 보여지는 것 같다. 강천섬 고라니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고라니는 야행성이며 인간과 거리를 두기 때문에 촬영하기가 쉽지는 않다. 며칠 전에는 정말 귀한 고라니 동영상을 보내 주신 분이 있어 카톡 프로필로 사용 중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강천섬을 사슴이 사는 섬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오사카에 <나라 사슴공원>이 있는데 방문자들이 사슴을 만지고 먹이도 주고 같이 걸어가기도 한다. 오사카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인데 연간 방문자가 1,500만 명이다. 사슴이 한가롭게 거닐고 아이가 풀 한 움큼을 사슴에게 먹이로 주고 있는 강천섬을 상상해 본다. 

강천섬을 사슴공원으로 만들게 되면 여러 문제가 해결된다. 수시로 때로는 새벽시간에도 진행되는 헬기훈련 소음 때문에 강천리, 굴암리, 강건너 도리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헬기 훈련장을 좀 더 멀리 보낼 수 있게 된다. 특정한 시기에 방문자가 몰리는 것을 막고 연간 꾸준하게 사람들이 강천섬을 찾아오게 될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취사행위를 금지하고 정해진 장소에서 비화식 캠핑만 하도록 한다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강천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천섬에 텐트를 설치하고 잠을 잤는데 아침에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보니 사슴이 텐트 앞에 서성이며 풀을 뜯고 있다면 영화같은 일이 아닐까. 특히나 가을이 되면 방문객과 자전거, 퀵보드 이용자가 뒤엉켜 사고의 위험까지 따르고 있는 문제도 사슴이 있기에 해결이 된다. 사슴은 강천섬을 상징하는 케릭터가 되고 이를 상품으로 개발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천섬에 차고 넘친 물은 부평리, 도전리, 이호리로 흘러흘러 여주 구석구석을 적시게 될 것이다. 여기에 조각전시회, 언플러그드 음악회 등이 결합되면 강천섬은 전국에서 유일한 명소가 될 것이다.
 
강천섬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 집 앞마당이라고 생각하고 자기가 머문 곳 반경 10미터는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왔으면 한다. 내가 버린 것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가는 마음이 필요하다.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서로 부드럽게 제재하며 함께 질서를 만들어가는 문화도 필요하다. 강천섬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이 ‘내가 강천섬 관리자’라는 마음을 갖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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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28 [10:57]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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