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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마을 구석구석7] 술 익는 마을 가남읍 연대리
 
이재춘 기자   기사입력  2020/03/26 [12:05]
[여주세종문화재단-세종신문 공동기획]

여주시 가남읍 연대리는 연꽃형상을 하고 있는 연대산에 둘러싸여 있는 마을로 쑥디, 서시리, 군량골, 북당골, 자채낭골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쑥디는 옛날에 가평 간 씨와 여흥 이 씨가 피난처를 찾아 사방이 안 보이는 외진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곳으로 쑥 들어간 곳이라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서시리는 서편에 위치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군량골은 전쟁 중에 창고를 짓고 군량미를 쌓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당골은 전쟁 중에 북을 쳐서 군인들을 이곳으로 모이게 했다 하여 붙여졌고, 자채낭골은 임금님께서 드시던 자채벼를 재배하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여주시 가남읍 연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연대리 마을 전경.     © 세종신문

수 백 년 이어져 내려오는 ‘산신제’ 

연대리 주민들은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에 지내는 ‘산신제’를 마을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산신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매년 정월 초사흘 첫새벽에 마을 뒷산인 연대산 입구에서 지내고 있다. 박정희 정권시절 미신을 타파한다는 명분으로 굿과 산신제를 금지시킬 때에도 마을 주민들은 꿋꿋하게 산신제를 지켜왔다고 한다. 연대리 주민들은 산신제를 연대리만의 미풍양속으로 마을 주민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한 해 동안 주민들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건전한 마을풍습으로 여기고 지금까지 산신제를 지켜왔다. 

산신제는 음력 정월 초이튿날 자정에서 초사흘로 넘어가는 시간에 지낸다. 예전에는 산신제를 지내기 전에 음력 섣달그믐에 동네 입구에 금줄을 매고 부정한 사람이 동네에 못 들어오게 했다. 제관은 마을의 원로들이 선발하는데 ‘생기 복덕’에 의해서 복덕의 행운을 인 사람이 제관이 되고 생기의 기운을 받는 사람들은 축관이 되었다고 한다. 제관과 축관으로 선정되면 근신을 하여 밖에 나가지도 않고 3일 동안 술과 흡연을 금하고 있다가 산신제를 지내고 나면 그때부터 다른 주민들과 소통을 한다.

▲ 산신제를 지내는 가남읍 연대산 입구.     © 세종신문

산신제에는 그날 잡은 생 통돼지와 제관으로 선정된 집에서 담근 전통술을 올린다. 돼지를 이웃 마을에서 사 올 때는 살아 있는 돼지를 섣달그믐에 사와서 마을에서 3일 동안 부정이 타지 않도록 관리를 하다 음력 정월 초이튿날 저녁 무렵에 잡는다. 내장을 모두 제거한 돼지를 통째로 산신제에 올린다. 제주로 쓰는 술은 섣달그믐에 담는데 마을에서 생산된 가장 좋은 쌀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과 섞고 물을 붓고 숙성을 시켜 정월 초이튿날 저녁에 걸러 올린다. 산신제를 지내고 나면 돼지고기와 술을 마을 주민들이 골고루 나눠 먹는데 특히 고기를 나눌 때는 대저울로 달아 공평하게 나눴다.

지금은 산신제를 이장이 총괄하여 지내고 있는데 연대리 주민들은 산신제를 마을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연대리를 품에 안듯이 감싸고 있는 연대산은 해발 230m로 일대에서는 그 중 높은 산이다. 연대산 봉우리를 매봉재라 하며 정상에는 뾰족한 바위가 있는데 옛날 남녀가 사랑을 속삭였다 하여 사랑바위라고도 불린다.   
연대리 또 하나의 자랑 ‘가지’

여주가지의 시작은 가남이고 가남가지의 원조는 연대리다. 연대리 가지는 ‘군보라 가지’로 안토시안이 풍부해 가지 중에 최고로 친다.

연대리에서 가지를 대량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80연대 초반에 시설재배단지가 처음 들어서면서부터라고 한다. 당시 시설단지 규모가 상당히 컸는데 큰 시설단지가 여주에 책정이 되었지만 그 시설단지를 받아들일 곳이 마땅치 않았다고 한다. 연대리 주민들이 단합이 잘되고 협동이 좋으니까 군에서는 연대리에 시설단지를 운영할 것을 제안을 했고 연대리 주민들이 뜻을 모아 해보겠다고 수용하며 여주에서 처음으로 시설재배단지가 생겼다. 연대리에서 시작한 시설재배단지는 정부지원으로 80%, 마을부담 20%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당시 마을에서 작목반을 구성해 가지를 대량으로 재배하여 공동출하를 하면서 여주가지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금도 연대리에서는 가지재배를 많이 하는데 농가별로 많이 하는 곳은 연매출 2억 정도 하고 있다. 시설재배로 연중 쉬지 않고 재배하기 때문에 1년 내내 가지를 생산한다. 여름철에 가지 값이 떨어질 때는 ‘연대리영농조합법인’에서 가지를 매입해서 말렸다가  ‘여민가주’나 ‘가지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 가남읍 연대리 가지재배 하우스.     © 세종신문

승벽보다는 화합, ‘쌍용거줄다리기’ 

지금은 없어졌지만 연대리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온 동네사람들이 다 모여 쌍용거줄다리기를 했다. 음력 정월 열나흘에 짚으로 새끼를 꼬아 동아줄을 만들어 저녁 무렵에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마을 공터에서 줄다리기를 했다. 마을사람들이 각자 집에서 짚을 지고 나와서 마을회관에 모여 줄을 꼬았다. 쌍용줄다리기는 마을 청장년이 한 팀이고 아이들과 부녀자들이 한 팀이 되어 줄을 다렸다. 거줄다리기에서 힘은 청장년들이 세지만 아녀자들이 수가 많아서 늘 이기곤 했다. 또 아녀자들이 힘이 달린다 싶으면 마을 노인들이 바로 힘을 보태 꼭 아녀자들이 이기게 했다. 줄다리기에서 마을의 아이들과 부녀자들이 이겨야 한해 내내 웃음이 풍족하고 편안하다고 마을사람들은 믿었다고 한다. 연대리 쌍용거줄다리기는 승벽보다 화합과 협동의 줄다리기였다. 
 
향긋한 술 내음에 길손도 쉬어가는 ‘여민락주’ 

2017년에 여주시가 추진한 ‘풍요롭고 활기찬 세종마을 만들기 사업’에 마을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전통술로 도전해 1등을 했다.

그동안 산신제 한다고 몰래 밀주를 만들어 왔는데 그 밀주로 마을 주민들이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당시에는 농립부에서 추진하는 ‘금당권역사업’의 일환으로 여섯 개 마을에 45억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었다. 대부분의 마을들이 복지나 경관조성 사업을 하는데 그 중 한 마을이 수익사업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육묘장 근처에 체험마을을 만들려고 했는데 농림부에 취지에 맞지 않다고 했다. 마침 마을에서 ‘세종마을 만들기 사업’에서 전통술로 1등을 했으니까 전통술 사업을 하겠다고 근거 자료를 다시 농림부에 제출해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농림부에서 지원을 받아 ‘여민락주’ 생산 공장을 짓고, 여주시 지원금으로 생산시설을 들였다.

처음에는 ‘여민락주’가 약주 하나로 시작했는데 품목 하나로는 경쟁력이 떨어져 품목을 늘렸다고 한다. 마침 연대리에 가지가 많이 생산되고 있어 연대리만의 특색을 살리고 다른 전통술과 차별화 할 수 있도록 가지가 들어간 청주와 막걸리를 추가로 생산하고 있다.

연대리 주민들이 막을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술의 주원료 40%는 찹쌀이고 10%는 멥쌀을 사용한다. 나머지 50%는 연대리 마을 암반에서 끌어올린 맑은 물이다. 연대리에는 20여 농가가 가지농사를 짓는데 가지에는 안토시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있다. 안토시안은 가지의 껍질에 대부분이 있는데 가지의 껍질을 분리해서 말려서 술을 담글 때 넣어서 사용한다. 일반 막걸리는 탄산, 설탕, 아스파라거산 등을 넣어 양념한 막걸리다. 그러나 연대리 막걸리는 순수하게 자체적으로 발효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생 막걸리다.

연대리 마을회관 옆에 있는 여민락주 생산 공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달짝지근하고 시큼한 술 익는 냄새가 진달래꽃 향기에 취한 두견새마냥 야릇하다.   
 
▲ 간병력 옹(오른쪽)과 연대리 이무권 이장이 ‘여민락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 세종신문


[마을 인터뷰 : 간병력(86) 옹]

연대리는 어떤 마을인가?
연대리는 가평 간 씨와 여주 이 씨 집성촌으로 연대산이 마을을 품듯이 감싸고 있어 마을 사람들은 오랫동안 연대산을 보호 산으로 생각하고 해마다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언제부터 연대리에서 살았나?
1935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6.25동란 때 선조들 고향인 연대리로 들어왔다. 우리 아버지는 연대리에서 태어나서 두 살 때 서울로 갔다고 들었다. 우리 형제들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6.25동란 때 피난 삼아 고향으로 온 것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당시 연대리에는 친척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목공일을 하셨다. 나는 아버지께서 마련해 준 집과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연대리의 제일 큰 자랑은 무엇인가?
연대리의 자랑은 ‘산신제’라고 할 수 있다. 산신제를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매년 음력 초사흘 이른 새벽 연대산 입구에서 산신제를 지낸다. 6.25 동란 뒤에 미신타파한다고 산신제를 계속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우리 마을 고유의 미풍양속이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과 단합을 도모한다고 해서 폐지하지 않고 계속 이어왔다. 그 덕분에 우리 마을은 크게 다투는 일도 없고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텃새도 심하지 않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늘 밝고 활기차며 협동이 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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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6 [12:05]  최종편집: ⓒ 세종신문
 
나석 20/03/28 [18:19] 수정 삭제
  이번 기사를보고 연대리 마을을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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