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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제일시장’ 여주시가 매입한다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0/03/25 [10:52]
제일시장 매입안 여주시의회 임시회 공유재산특위 통과
여주시, “제일시장 재정비는 구도심 활성화의 핵심 중의 핵심”
특위 표결 과정에 매입가, 활용계획 미비 등 논란
구도심 재생계획 구체적으로 제시해 시민 공감대 형성해야

▲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 세종신문

낡고 허름한 상가, 널브러진 가스통, 뒤엉킨 전깃줄…. 여주 하리제일시장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한때는 성남 모란시장에 이어 규모가 크고 명성이 높았지만 지금은 슬럼화의 상징이 되어버린 제일시장을 여주시가 매입한다. 

여주시는 제44회 여주시의회 임시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과 부지 매입예산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을 부의안건으로 제출했고, 지난 23일 열린 공유재산특별위원회에서 표결을 통해 여주시의 제일시장 매입안이 통과되었다.
 
개인재산 문제인가, 지역사회 문제인가

하리제일시장 문제는 긴 시간을 끌어온 문제였던 만큼 이번 특위에서도 논란이 컸다.
가장 큰 쟁점은 개인의 재산문제에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었다.
여주시의회 김영자 부의장은 제일시장 상인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면서도 시에서 매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부의장은 여주 도심의 다른 낙후한 건물들에 대해서도 시가 전부 개입할 것이냐고 이항진 시장에게 물었고, 이 시장은 제일시장은 물론이고 사회적 해결이 필요한 곳이라면 당연히 시가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 세종신문

제일시장 문제는 그 자체로 상당히 복잡하다.
1982년 당시 제일시장 번영회는 제대로 된 시장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상인들의 돈을 모아 현재의 하동 180-11번지 부지를 매입하고 이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올렸다. 당시 번영회 명의로는 은행 대출이 불가해 제일시장(주)를 설립하고 서류상 번영회가 제일시장(주)에 땅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시켰다. 1983년 완공 후 부지 매입 당시 돈을 낸 상인들이 점포에 입주했다. 제일시장의 소유권은 법적으로 제일시장(주)에 있었지만 당시 상인들은 자신이 입주한 점포는 자신의 소유라고 인식했다.
시간이 흘러 상가는 노후화 됐다. 지난 2010년 재건축에 나섰다가 2014년 포기하는 과정에서 개발에 참여했던 건축설계회사, 용역회사와 각종 소송에 얽혔다. 채권단을 포함해 소유 관계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복잡해졌다. 결국 경매까지 간 제일시장의 경매가는 2015년 최초 약 78억원에서 38억여원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경매도 중단되었다. 채권 이자만도 16억원에 달한다. 
 
자생적 존립이 어려운 제일시장이 이대로 간다면 남은 수순은 헐값 매각뿐이다. 이렇게 되면 75명의 상인들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항진 시장은 제일시장 문제를 여주 지역의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공유재산으로 취득해 재탄생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사적인 재산 문제에 시가 개입해 특혜를 준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매입가를 경매가 38억이 아닌 감정가 99억에 매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크다.
이에 대해 여주시 관계자는 “부지 매입에 투입 예정인 99억 원은 감정평가 절차로 매겨진 정당한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99억 원으로 법적 문제에 직면한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낙후된 중앙동 발전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의 부족은 여전히 아쉬운 점

상인들에게만 맡겨 둘 문제가 아니라는 공감대는 이미 일정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제일시장 상인들의 어려움도 알고 있고 무엇보다 제일시장 주변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재산 매입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충분한 의견 수렴이 부족해 결국 찬반 논란으로 비화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유재산특위 심사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은 시민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문제라 하더라도 시민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안이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하니 토론의 장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하루가 급한 상인들의 처지를 반영해 비록 표결을 통해 매입안은 통과되었지만 충분한 소통의 과정을 거치지 못해 논란을 키운 점은 피해갈 수 없는 평가지점이다.

▲ 이항진 여주시장이 하동 제일시장 현장방문을 진행했다.     © 여주시 제공

기실크, 제일시장 매입의 밑그림 보여줘야
 
제일시장 매입안을 둘러싼 논란 중 매입 후의 활용계획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이항진 시장은 낙후한 전통시장을 활성화한 전국적인 범례가 많다면서 “시의원들과 함께 농산물유통센터나 도시재생사업, 생활SOC사업, 아파트 관리계획 등 여러 방법 간구하겠다”고 말했다. 

제일시장 활용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항진 시장은 문화교(인도교)로 구도심과 오학동을 연결하고 하리제일시장에서 한글시장으로 이어지는 ‘친수기반형 도시재생 벨트’를 형성해 문화관광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여주시는 제일시장과 경기실크 등의 매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명칭도 생소한 ‘친수기반형 도시재생 벨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해당 부지를 매입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끊임 없이 이어진다. 부지 확보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취지와 구상에 대한 홍보와 이를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주시는 언제쯤 시민들에게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조감도를 보여줄까.   
 
▲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건물이 낡고 금이 가 붕괴 위험이 있다.     © 세종신문
▲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건물의 옥상. 가스통과 전깃줄이 위험해 보인다.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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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5 [10:5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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