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건강의 적은 병원균이지 사람이 아니다
박재영의 사이다 톡톡
 
박재영   기사입력  2020/02/27 [11:36]
▲ 박재영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신천지’가 대한민국을 정말 신천지(?)로 만들고 있다”는 자조 섞인 비난이 공공연하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신천지교회와 신도, 또는 특정지역 시민들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감이 잇달아 표출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코로나19의 확진자가 893명이고 사망자도 8명에 이르러 전국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어 민생경제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일상생활조차 심히 위축되고 있다. 신천지 교인들이 영향을 끼친 대구, 경북지역의 확진자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82%에 이르다보니 암묵적으로 ‘공공의 적’을 만드는 심리가 작용됨이 걱정스럽다. 

코로나19 확산의 배경이 된 신천지교회에 대한 혐오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신천지예수교회를 강제로 해체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하루 만에 20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을 둘러싸고 종교계 내부와 시민 사이에 의견이 날카롭게 부딪치면서 사회적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모든 역량이 투입되어 코로나19의 확산으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저급한 정치권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시민의 건강권을 악용해 정치적 분란을 극대화시키려 하는 모습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처음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달아올랐고,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조치를 요구해온 일부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이 혐오감과 더불어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들은 여전히 ‘우한폐렴’이라는 명칭을 고집하고 있는데, 대구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등이 ‘대구폐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지극히 모순적이다. 

더구나 국회에 다녀간 사람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된 사실 때문에 국회를 전면 폐쇄하고 불필요한 곳까지 소독을 해대면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정치인은 물론 방역당국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공포감을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환자가 다녀가지 않은 지역이나 공간까지 방역을 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파악된 동선에 대해서만 소독을 한 뒤 24시간 안에 다시 문을 열어 사람이 다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재갑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발언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당장의 위험이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할지라도 종교, 인종, 국가, 지역, 계층 또는 그 관련자 등 특정대상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위험하다. 코로나19 슈퍼전파가 성당이나 예배당 또는 법당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이들 종교에 대해서도 혐오하고 청와대에 강제 해체하라고 국민청원을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신천지 강제 해체 청원자는 신천지 교회를 반인륜 범죄집단처럼 보고 있는 듯한데 필자와 같은 ‘무신론자’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대형교회 목사가 경제적 치부, 성폭력 등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다 옥살이를 하는 경우가 더 문제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감염병을 비롯해 공동체 성원 모두와 관련된 것에서 국가 간, 종교 간 또는 인종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증폭시키는 그 모든 혐오에 반대한다.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을 계기로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돼 혐오를 극대화시키지 않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사회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재영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0/02/27 [11:36]  최종편집: ⓒ 세종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가장 많이 읽은 기사
‘하리제일시장’ 여주시가 매입한다 / 송현아 기자
여주시, 전 시민에 재난기본소득 10만원 지급 / 송현아 기자
27일 총선후보자 토론회 개최… 유튜브 생중계 진행한다 / 송현아 기자
[여주마을 구석구석7] 술 익는 마을 가남읍 연대리 / 이재춘 기자
“미래통합당 김선교 압승으로 문재인 정권 심판하겠다” / 이재춘 기자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여주민들레학교 지원 절실 / 김영경 기자
“여주·이천 접경은 함께 발전할 지역” 화장장반대비대위 집회 / 김영경 기자
김선교 후보 기자 ‘고소’에 여주·양평지역 언론사 반발 / 이재춘 기자
총선 특집인터뷰 [이규택] “말이 보수대통합이지 완전 잡탕이다” / 이재춘 기자
농민단체, 재난기본소득 환영 성명 발표 / 김영경 기자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