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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강천’ 갈등, 여주시는 수수방관
 
세종신문   기사입력  2020/02/03 [23:32]

여주시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위원장 문광종, 이하 주민협의체)와 한정미 여주시의원 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주민협의체와 한 의원의 공방이 주민들 간의 도를 넘는 감정적 대립으로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번 갈등은 한 의원이 주민 민원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시 관계부서에 자료를 요청하면서 시작되었다. 강천면 주민 90여 명은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주민협의체 조직의 정체성, 대표성 여부, 기금 사용 내역 등을 밝혀 달라는 민원을 한 의원에게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그 내막을 알아보기 위해 여주시청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지난 1월 28일에는 공문을 보내 주민협의체 관련 자료를 요청하였다. 해당부서에서는 의회의 자료요청 사실을 주민협의체에 알리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주민협의체는 지난 1월 22일 한 의원에게 ‘지나친 관여와 간섭을 방관할 수 없다’며 한 의원이 참석하는 강천면의 모든 행사에 협력단체와 함께 불참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어서 1월 28일 한 의원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강천면 곳곳에 내건 후 29일 여주시 주관행사인 ‘강천면 시민과의 대화’에 불참하는 집단행동을 하였다. 주민협의체 측은 “협의체가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데 한 의원이 단 한 번도 찾아와보지 않은 채 일부 주민들의 말만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 의원이 의원으로서 정당하게 요구하는 자료는 당연히 보여줘야 하지만, 주민협의체 고유의 업무영역을 놓고 특정 단체에 주는 지원금이 많네 적네 하는 것은 과도한 관여와 간섭”이라고 하였다.

이에 한 의원은 1월 31일 입장문을 통해 “여주시의원, 여주시폐기물처리시설주변지역지원기금운용심의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적법하고 정당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주민협의체가) ‘간섭’과 ‘갑질’로 규정하고 있다”며 “강천면 주민들이 주민공청회를 통하여 투명하고 효율적인 기금운용에 대해 논의할 것을 원하고 있으므로 주민공청회 개최를 제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주민협의체와 한 의원의 공방은 강천면 운영 밴드 ‘강천사랑’을 통해 주민들 간의 감정적, 인신공격성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터진 주민 간 갈등은 오랫동안 쌓여온 불신과 반목의 결과로 보인다.

주민협의체와 한 의원 간의 대립과 공방이 심화되자 여주시가 책임 있는 행정을 수행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긴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뻔히 예상된 갈등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여주시의 갈등관리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과 ‘여주시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여주시장은 여주시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영향지역 주민지원기금을 조성하고 운용 관리해야 한다. 여주시는 회계공무원을 두고 기금을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대장을 비치하고 기금에 관한 증빙서류를 따로 관리해야 하며 기금운용계획서와 결산보고서를 여주시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주민협의체는 여주시의 지원사업 등을 협의하는 주민단체다.

살펴본 바와 같이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영향지역 주민지원기금’에 관해서는 여주시가 책임지고 집행해야 한다. 아울러 담당부서에서는 여주시가 해야 할 일과 주민협의체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구분하여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여주시는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 행정의 빈틈 사이로 오해와 불신이 쌓여 왔고 이번 공방도 한 의원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료를 요청하자 시 관계부서가 이 사실을 주민협의체에 통보하면서 촉발된 측면이 있다. 행정의 공백으로 주민 대 주민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방관하는 여주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 의원이 지난 31일자로 발표한 입장문에는 ‘여주시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에 매년 7억여 원의 보상금 및 시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으며’라고 적시되어 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지난해 2월 27일 ‘여주시·강천면주민지원협의체 주민지원기금 변경 협약’을 통해 여주시는 2019년부터 2033년까지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지원기금을 매해 7억원씩 지원키로 합의했지만 2020년 1월 현재까지 그 금액이 전액 지원되지는 않았다. 주민협의체는 매년 예산을 시에 제출하고 그에 해당한 예산을 시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남은 예산은 다시 시에 적립한다. 2019년 9월 주민협의체가 여주시에 제출한 2020년 예산은 4억5천만 원 가량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2020년부터 7억여 원이 지급된다고 했어야 하는데 ‘2020년’이 빠졌다”라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이어서 “시의원이자 협의체 심의위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 담당부서에 자료를 요구한 것인데, 정당한 활동이 주민협의체와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공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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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03 [23:3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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