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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여행 63 - 어진 이를 왕으로 세우십시오!
 
김태균   기사입력  2020/01/28 [11:56]
600여 년 전 조선이란 나라에서 세종이라는 걸출한 군주는 얼떨결에 왕위 계승자인 세자가 되고 다시 두 달도 되지 않아 왕이 된다. 교육이랄 수도 없는 가장 짧은 세자교육을 거치고 왕이 된 세종은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낸다. 아니 역사는 그를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역사에서 가정은 쓸데없는 짓이라지만 이런 콩 볶듯 하는 전위 과정이 없었다면 우리 역사는 자랑스러운 세종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훈민정음을 비롯한 많은 유산들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혹 다른 누군가 그런 역할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역사에서 가정은 쓸데없는 짓인가 보다. 뻗어야 할 가지가 너무 많아진다.)
 
후계 구도는 중요하다. 장자로 왕위를 계승하게 되는 전통도 있었지만 부왕 태종의 ‘왕위의 장자계승 의지’는 견고했다. 조금 부실해도 어떻게든 고쳐서 써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대를 걸만 하면 옆으로 새고 다시 또 제자리 오는가 싶으면 여색에 빠져 실망하게 하는 첫째 아들 양녕의 태도는 그런 태종에게 심각한 의문을 갖게 했다. 

후계자 문제는 신하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모시기 힘든 것도 있지만 왕의 측근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폭주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협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부왕 태종의 은근한 세자 교체 의사에 신하들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장자 계승이 아닌 어진 이를 왕으로 세워야 한다(택현;擇賢)는 의견을 들고 나온 신하들의 의견에 카리스마 태종은 자신의 마음을 슬쩍 내비치고 셋째 아들 충녕을 세자로 결정하게 된다.
 
그 대화 내용이 재미있다. 몇 가지 반론은 제외하고 신하들의 의견으로 시작해 보면,
 
여러 신하가 모두 아뢰기를 (...) 청컨대 그 중 어진 이를 골라서 세우시기를 바라옵니다.”
 
하였다. 태종이 말하기를,
 
“그러면 경들이 마땅히 어진 이를 가리어 아뢰라.” 하니, 여러 신하들이 함께 아뢰기를,
 
“아들이나 신하를 알기는 아버지나 임금과 같은 이가 없사오니, 가리는 것이 성심(聖心)에 달렸사옵니다.” 하였다.
 
태종이 말하기를,
 
“충녕 대군이 천성이 총민하고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아, 비록 몹시 춥고 더운 날씨라도 밤을 새워 글을 읽고, 또 정치에 대한 대체(大體)를 알아, 매양 국가에 큰 일이 생겼을 제는 의견을 내되, 모두 범상한 소견이 의외로 뛰어나며, 또 그 아들 중에 장차 크게 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자가 있으니, 내 이제 충녕으로써 세자를 삼고자 하노라.”
 
하였다. 여러 신하가 함께 아뢰기를,
 
“신들의 이른 바 어진 이를 골라야 한다는 말씀도 역시 충녕 대군을 가리킨 것이옵니다.” 하였다. (세종실록 총서에서)
 
신하들은 절대 칼 맞을 짓 안한다. 먼저 사람을 천거했다가 임금의 마음과 맞지 않으면 어쩌겠는가? 각설하고...!
평소에 어떻게 공부를 하고 인품을 다듬으며 덕을 세우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는 게 인생인가 보다. 평소 호학하고 효제하며 총명한 셋째 왕자 충녕과 맘대로 휘젓고 다니는 양녕 간의 격차가 커지자 운명이 뒤바뀌었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혹 나에게 간택의 대상이 될 만한 꺼리가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부질없다 싶어 덮어버린다. 택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세종신문 대표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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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28 [11:56]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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