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고] 이재명 도지사 항소심 판결의 부당성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10/30 [13:08]
▲ 백종덕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     
통상 원심법원 판단 이후 새로운 증거나 증언이 있지 않는 한 항소심 법원은 원심법원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런데 이재명 도지사의 경우 특별한 사정변경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법원은 원심법원의 판단을 일부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항소심 판결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검찰이 공소제기한 친형 이재선 씨에 관련된 혐의는 ①이재선 씨에 대해 불법적인 강제입원조치를 하였으므로 직권남용이고, ②강제입원조치를 하였으면서도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그러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김영환은 강제입원절차에 관해서 질문한 것인데, TV토론회 발언의 다의성, 당시 상황, 합동토론회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구체적인 행위의 존부를 특정할 수 없는 불분명한 발언이고, 그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의 의도적 사실 왜곡이라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허위사실공표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①‘그런 적 없다’는 답변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하는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허위사실공표이고, ②일반 선거인들은 이재선을 강제로 입원시키려 한 적이 있는지 그 자체를 공직후보자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에 관한 중요한 정보로 여겼을 것인데, 당시 선거인들이 위와 같은 정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이재명 도지사는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므로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판단,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였다. 
 
우선, 어떤 행위를 하였는데 그 행위가 직권남용이 아니면 그러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을 왜 처벌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어떤 행위가 직권남용이면 그 행위는 위법하다. 검사가 어떤 행위를 직권남용으로 공소제기하고 나아가 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한 것까지 허위사실공표로 공소제기하였다면, 공소사실의 범위는 ‘위법한 행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도지사가 강제입원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다고 한 것은, 불법적인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는 것이지 합법적인 강제입원 조치까지 취한 적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당시 TV토론회를 전후해 ‘이재명 후보가 친형 이재선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정신병원 입원을 불법적으로 강행하였다’는 왜곡된 주장들이 무분별하게 기사화되면서 이재명 후보가 불법적인 일을 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과정에 ‘형님 정신병원 입원’은 자연스럽게 ‘형님에 대한 불법적인 정신병원 강제 입원’의 의미가 되었다. 

이재명 도지사는 불법적 강제입원 의혹에 대해 [정신질환 의심자인 이재선 씨에 대해 시장의 책임(지역보건법과 지방자치법)과 권한(정신보건법)으로 정신질환자 조치검토, 법에 따른 처리를 지시하였고, 최종적으로 법적 요건이 갖춰져 입원을 통한 강제진단도 가능했지만 공무원들의 기피, 정치적 부담, 수사기관 수사로 인해 더이상 물의가 없었으므로 강제진단에까지 나아가지 않았다]고 수차례 설명한 바 있다. 

토론회에서의 김영환의 질문 취지도 불법적인 강제입원조치를 취한 적이 있었느냐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구정신보건법 제25조에 의하면 가족 등을 통해 의뢰서가 접수되어 전문의의 진단 및 보호 신청이 있는 경우 자치단체장은 그에 따른 강제진단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점(제2항 참조), 이재명 도지사가 답변을 통해 최종적이라는 표현을 하여 그 이전 절차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암시한 점을 종합하면 그런 적 없다는 답변을 ‘적법한 강제입원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법에 의해 공개가 요구되는 정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에도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한 바 있지만, 이 사안의 경우 ‘법에 의해 공개가 요구되는 정보’가 아닌 한 소극적으로 그것을 표현하지 않은 행위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법문 중 ‘행위’ 부분은 지나치게 개방적이고 포괄적이어서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안의 경우처럼 ‘적법한 공무수행’임에도 처벌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반드시 받아보아야 한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은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고 자유심증주의를 위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헌적인 법규를 적용한 잘못이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마땅하다.  
 
백종덕 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변호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10/30 [13:08]  최종편집: ⓒ 세종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 여주대교의 아침, 달라진 풍경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여주에서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 손길 이어져 / 송현아 기자
여주미술관, 기획전 ‘HAPPY 여주 FANTASY’ 개막 / 김영경 기자
[마을탐방] 오학동 ‘몸펴기 생활운동’ / 김영경 기자
[여주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⑤] 여주 청소년들, 갈 곳이 없어요 / 세종신문
경기도, 내년 예산 27조 319억원 편성 / 송현아 기자
시골 작은학교 송촌초, 미래형 학교로 새단장 / 김영경 기자
여주·양평 지역신문 3사, 총선보도 업무협약 체결 / 송현아 기자
여주 첫 ‘힐스테이트’ 아파트 내년 상반기 공급 / 세종신문
동아시아 청년들, 여주 동학의 길을 걷다 / 이재춘 기자
다가오는 정치의 계절, 시민이 ‘주인’으로 우뚝 서야 / 세종신문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