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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10/06 [20:53]
▲ 오리엔탈투어 원종태     
정상을 향하여 오르기 위해서는 푸니쿨라에 탑승하여야 한다. 도보로 등반을 원한다면 산길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길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빡빡한 여행자가 짧은 시간 내에 웅장한 명산의 고봉을 둘러보려면 푸니쿨라에 탑승하고 오르는 것처럼 신속하고 편리한 수단은 없다.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한 카탈루냐의 선구자가 이 푸니쿨라를 개설했을 것이다. 고개를 뒤로 최대한 젖힌 채 가파른 경사를 올려다본다. 아득하고 가물가물한 정상을 몇분만에 올라간다. 

바로 이 산 너머에는 행복이 있다고 한다. 그 산 너머에는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도 있다고 하니 산을 오르는 나의 심장은 몹시도 쿵쾅거린다. 저 산 너머에는 어떠한 풍광이 기다리고 있을까? 웅장한 바위산은 계속 이어질까?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은 얼마나 경이로울까?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의 모습은 또 어떤 모습일까? 상상의 나래도 잠깐, 푸니쿨라는 윙~ 소리와 함께 정상을 향하더니 이내 산후안 종착점에 다다른다.

푸니쿨라에서 내린 우리 일행은 서둘러 산 능선으로 향했다. 사방으로 보이는 산들의 봉우리는 웅장하고 장엄하다. 기기묘묘한 봉우리들이 시야를 압도한다. 일찍이 그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봉우리들이다. 신이 만든 걸작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뽐내고 있다. 설악의 울산바위, 중국 황산의 기괴한 봉우리, 로키산맥의 암벽이나 알프스의 봉우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3,000여 봉우리가 환상의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 좌측에 보이는 몬세라트 주봉(1,236m), 오른쪽 건물은 산후안 푸니쿨라 정거장.     © 원종태

먼 옛날에는 바다 밑이었다는 몬세라트는 정상의 높이가 1,236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 능선을 따라 늘어선 모습이 톱니바퀴의 모양과 같아 카탈루냐어로 톱니 바뀌라는 뜻의 몬세라트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몬세라트에 매료된 가우디는 이 산에 머물면서 자연 친화적이고 곡선의 아름다움을 살린 건축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가우디의 건축물을 둘러보고 몬세라트를 방문하면 그 특유의 모습과 건물 옥상에 배치된 다양한 디자인이 어디에서 본듯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우디라는 천재적 건축가의 스승, 그는 바로 위대한 자연이었다. 카탈루냐의 영혼이 서려 있는 몬세라트를 보지 않는다면 가우디의 건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빈말이 아님이 증명된다.
 
욕심 같아서는 몬세라트 능선을 따라 종주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산 능선을 누벼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일행은 능선의 여러 갈래 길에서 잠시 주춤했다. 어느 길을 갈 것인가? 여러 갈래의 길을 모두 갈 수 있는 형편이 안되는지라 우리 일행은 각자 다른 길을 탐사하고 헤어진 자리에서 1시간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자신이 탐사했던 길의 특별한 광경은 각자 사진에 담아 자랑거리로 삼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푸니쿨라의 탑승시간이 정해져 있고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하는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의 공연시간을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몬세라트의 풍광에 매료된 우리 일행은 하산 시간이 임박해 왔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가까스로 푸니쿨라 하산 시간에 맞추어 수도원으로 이동했다. 이미 미사를 드리는 성당은 순례자와 관광객으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여행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세계 명물이라거나 세계에서 그 유명세가 손가락에 꼽히는 장소는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이다. 줄 서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좋은 위치에서 감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내 성당은 엄숙 장엄해지고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이 등장했다. 동안의 소년합창단이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드디어 합창 소리가 울려 퍼졌다.(다음호에 계속)
 
여행가 원종태 (오리엔탈투어 010-5236-7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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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6 [20:53]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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