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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새로운 이름, ‘난민’
 
황영훈 청소년 기자   기사입력  2019/08/31 [14:13]
작년 여름 제주도를 통해 예멘 난민이 우리나라로 입국했다. 이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게 되었고 '난민'은 2018년 여름을 강타한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다. 난민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돈 벌러 온 가짜 난민', '테러리스트' 등 혐오의 시선이 꽂혔다. 사회적 혐오의 대상이 된 난민, 1년이 지난 지금 난민들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취재를 다녀왔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앙골라 난민인 루렌도 씨 가족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모자이크 처리)     © 황영훈

인천공항에서 만난 루렌도 가족은 앙골라에서 온 난민이다. 남편 루렌도와 부인 바체테의 고향은 콩고다. 앙골라에서 콩고 출신 사람들은 늘 2등 시민 취급을 당한다. 
 
택시 기사였던 루렌도는 경찰차와 부딪히는 바람에 SIC라고 불리는 특수 경찰에게 영장도 없이 잡혀갔다. 경찰로부터 죽기 싫으면 이 나라를 떠나라는 말을 들었다. 부인 바체테는 남편이 없는 사이 집에서 경찰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루렌도 가족은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재산을 처분해 관광비자를 가지고 한국으로 입국했다. 많은 사람들은 "고향인 콩고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콩고에서는 50여 개의 무장단체가 활동 하고 있는 불안정한 나라다. 루렌도 가족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차별없이 인권이 보장된다는 나라 중 당장 떠날 수 있는 곳이 한국이었다고 한다. 한국 대사관에서 관광 비자를 받아 유엔난민기구 한국지부에서 난민을 신청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에 난민 신청을 하기 이전에 공항에서 자체적으로 난민 심사를 하는데 여기서 '불인정'되면 자신들이 핍박받던 조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루렌도 씨는 인천공항에서 난민신청서를 작성하는 동안 학력, 출신 등 간단한 항목들은 금방 작성했지만 다른 항목들은 그러지 못했다. 담당관에게 의문점이 있는 부분을 물어보기 위해 통역사에게 부탁했지만 미완성된 신청서를 들고 나간 통역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당연히 신청은 불인정 되었고 루렌도 가족은 지금도 재판 중이다. 

루렌도 가족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에서 생활하면서 제대로 잠을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다. 때때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공항 밖으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끼니를 공항에서 해결 해야 하는데 물가가 너무 비싸 아이들에게 하루에 두 번 시리얼만 먹인다고 한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숙식을 하고 있는 앙골라 난민 루렌도 씨 가족     © 루렌도 제공

난민을 혐오하는 정서의 바탕에는 잘 알지 못하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좀 더 세세하게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문제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일자리 관련 문제, 두 번째는 범죄 문제, 세 번째는 비용문제다.
 
일자리 문제란 난민과 우리 국민의 일자리 경쟁을 말한다. 그러나 케임브리지대의 경제학자 로버트 로우선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과 중동에서 진행한 20개의 실증적 연구 결과 난민과 이주자들이 원주민들의 일자리를 뺏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한다. 로우선 교수는 오히려 이주자들이 그 사회 노동력의 효율적인 한 부분으로 편입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연대의 이현주 기자는 “난민들은 대부분 중동 쪽 언어를 할 수 있어 한국에서는 드문 인력이다. 이들의 능력을 활용하여 우리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난민 범죄율 문제에 관해서는 한겨례21의 이재호 기자는 "난민들이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본국으로 송환 당한다. 난민들은 살기 위해 우리나라로 왔기 때문에 오히려 소극적이고 위축되어 있을 때가 많다.”면서 몇몇 사례를 전체화, 일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18년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나라는 독일인데,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범죄의 수는 5760만건으로 1992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적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독일 내 외국인의 범죄 건수가 95만 건에서 70만 건으로 23%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정착 지원, 기초 생활 보장 등 재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경희대 국제대학원 박복영 교수의 논문을 찾아봤다. 이 논문에 따르면, EU 회원국 중 난민 수용의 부담이 가장 크다는 스웨덴의 경우에도 재정 부담이 2016년 국내총생산(GDP)의 0.9% 정도였다. 유럽 국가라면 경제 안정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난민 유입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유발하지만, 이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통합될 경우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 경제학적 분석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우려하는 일자리, 범죄, 재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많은 자료들이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3%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인정률이 낮은걸까? 난민을 향한 인식과 더불어 인력문제도 크다. 2017년 9,942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심사관은 37명에 불과했다. 심사관 한 명당 269건을 심사 해야 했다. 통역관들의 문제도 있다. 공익법 단체 어필의 전수연 변호사는 “아랍어를 하는 난민은 통역이 있어야 하는데 의도적으로 허위통역을 하는 분이 있었다. 종교 문제로 본국에서 법에 사형에 처해 질 수 있었던 난민이었는데 면접조서에 적힌 ‘한국에 왜 왔는가’라는 조항에는 ‘단순히 돈을 벌러 왔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통역을 한 사람이 다른 난민들도 그렇게 통역을 해왔던 게 나중에 소송에서 밝혀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무지로부터 오는 혐오'가 자리 잡고 있다. 알지 못하는 대상이 두려운 건 당연하다. 그러나 선입견을 품고 그 두려움을 이어나가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너무나 가혹하다. 그들을 지지해주지 못하더라도 우선 그들에게 다가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옳고, 그른지, 합리적인지, 불합리한지 판단은 잠시 미뤄두고 자세히 알아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황영훈 청소년 기자 (지평선학교 2학년, 대신중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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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31 [14:13]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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