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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무성한 여주, 공식 ‘소통창구’는 조용~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19/08/14 [13:21]
민선 7기 여주시 출범 후 여러 쟁점들이 시민들 입에 오르내렸다. 강천쓰레기발전소, 여주시민행복위원회 구성, 준설토 농지복구 하자, 여주시의회 직권상정, 각종 특혜의혹, 제2여주대교, 태양광 발전, 한강 보 해체 논란 등에 대한 날선 공방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지만 정작 시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공식 창구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공식적인 창구가 죽어 있으니 토론이 양성화 되지 못한 채 뒷말만 무성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여주시 발전에 도움 될 리 없다. 

일각에서는 쟁점이 되는 현안들을 공식적인 장으로 끌고 나와 토론하면서 시민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다 성숙한 ‘소통문화’에 대한 갈증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를 담을 ‘그릇’이 마땅치 않다. 여주시가 올해 초 야심차게 문을 연 ‘시민청원방’ 등 시민과의 공식 소통창구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 본 딴 ‘시민청원방’ 개설
초반 기대 컸으나 ‘개점휴업’ 상태
접수된 청원 대부분 민원성
정작 지역현안 쟁점 전혀 다뤄지지 않아

▲ 여주시청 홈페이지 <시민청원방> 첫 화면.     © 여주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여주시가 올해 1월부터 홈페이지에 개설해 운영 중인 ‘시민청원방’의 활용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500명이라는 다수의 의견이 모아질 수 있는 새로운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시민과 함께 만드는 시정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개설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시민청원방’은 여주시민 누구나 청원을 접수할 수 있고, 접수된 청원에 대해 20일간 500명 이상의 여주시민이 동의하면 다각적인 검토와 논의를 거쳐 30일 이내에 시장 및 관련부서가 공식답변을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그 규모와 기간만 다를 뿐 비슷한 취지와 운영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개설 당시 사회적 이슈에서부터 시정관련 쟁점사항, 정책건의 등 시민 다수의 목소리가 표현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8월 13일 현재까지 여주시 홈페이지 ‘시민청원방’에 올라온 청원은 총 26개로 월 평균 4건에도 못 미친다. 심지어 7, 8월엔 단 한 건의 청원도 올라오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청원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것은 시민청원방 개설 초기에 올라온 “독극물 의심 길고양이 떼죽음과 관련하여 동물학대범의 엄벌을 원합니다”로 조회수 1,987과 지지수 105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500명 이상 동의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시민청원방에 올라오는 내용들도 주차문제, 버스문제, 도로문제 등 ‘민원성’ 글들이 대부분이어서 애초의 취지를 전혀 살리고 있지 못하다. 사회적 쟁점이 되는 이슈에 국민의 뜻이 모아지고 관련 법이 만들어지는 청와대 국민청원과는 사뭇 다른 형국이다.

▲ 시민청원방에 가장 최근에 올라온 청원 내역.     © 여주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홍보 미흡에 접근성 떨어지고 인증절차도 복잡
 
‘시민청원방’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으나 우선 홍보 부족이 가장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만 여주시에서 ‘시민청원방’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시 차원의 홍보도 소극적이고 지역 언론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았다.

다음으로 이용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기자가 직접 시도를 해보니 ▲휴대폰 포털에서 여주시청 검색→▲시청 홈페이지 들어가기→▲안내문 읽고 시민청원방 들어가기→▲청원하기 버튼 누르기→▲본인인증(본인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후 문자로 온 암호를 입력하거나 아이핀을 다운받아 인증)→▲제시된 청원양식에 맞게 내용 입력→▲사진 첨부의 순서로 진행된다. 언뜻 봐도 6~7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히 인증절차가 까다롭다. 본인 인증은 청원을 올릴 때에도 필요하지만 다른 청원에 공감(지지)을 표할 때에도 필요하기 때문에 시민의 참여를 활성화하려면 최대한 간소화하는 게 좋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은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계정 링크를 통하여 본인인증 절차를 간소화 하고 있다. 특정 SNS 계정이 하나라도 있다면 손쉽게 본인인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주시 시민청원방은 통신사를 통한 ‘SCI평가정보’를 입력하는 복잡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내국인이면 누구나 해당되지만 여주시 시민청원방은 이용자를 여주시민으로 한정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현재의 인증방식을 적용하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시민임을 인증하는 것보다 청원방 자체를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다’라는 의견과 ‘꼭 여주시민만 청원을 하도록 한정지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나온다.


청원접수 → ‘시민청원방’
민원신청 → ‘시장에게 바란다’
불편신고 → ‘시민종합관찰제’
관리자 중심의 분류 우선 돼
사용자 중심의 간편한 소통창구로 손 봐야
 
시에서는 청원의 성격과 달리 개인적인 민원이나 즉각적인 답변을 원하는 경우에는 국민신문고와 통합 운영되고 있는 ‘시장에게 바란다’를 이용하라고 권유한다. 시민청원방에 비해 ‘시장에게 바란다’가 좀 더 활성화되어 있기는 하다. 8월 13일 현재 53건의 글이 올라와 있고, 모두 관련부서 답변이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민원창구 성격이 커 시민의 의견을 듣는 기능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즉시 또는 수일 내 조치가 가능한 단순 불편 및 위험사항을 신고하는 게시판인 ‘시민종합관찰제’도 있으나 제대로 알려져 있지조차 않다. 시민종합관찰제 또한 여주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란으로 가서 개인정보이용 동의→본인인증→신청서 작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용이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여주시의 대표적인 온라인 소통창구는 살펴본 바와 같이 시민청원, 민원신청, 불편신고로 나뉘는데 이는 관리자 중심의 분류라고 볼 수 있다. 시민(사용자)은 시에 제기하고 싶은 문제를 영역별로 분류해서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사안마다 나뉘어 있는 창구를 일일이 선택해 쓰는 것 자체를 복잡하게 여긴다. 소통창구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자 중심의 자유롭고 편리하고 간소한 소통창구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주시가 운영하는 SNS 계정이 페이스북이나 밴드, 맘카페 등에서 댓글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SNS 담당 주무관이 시민들의 질문과 문제제기에 대해 관련 부서의 답변을 받아 대신 댓글로 전달해 주는 식인데, 성의 있는 태도에 고마움을 표하는 시민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이 소통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당연히 온라인 소통이 전부는 아니다. 시민원탁회의나 정기적인 공청회 등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토론의 장도 마련되어야 한다. 

시민소통을 위한 통로를 잘 다듬어 활짝 열어놓는 것이야말로 소통 활성화의 첫 단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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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14 [13:21]  최종편집: ⓒ 세종신문
 
가을 19/08/16 [15:17]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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