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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숲에 눈 뜨다
최재관 칼럼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07/04 [11:18]
▲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청와대에 근무하며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청와대 내의 숲 길을 거닐던 추억이다. 아침 식사 후 숲길을 걷는 짧은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청와대 자리는 원래 경복궁의 후원자리였다. 원래부터 나무가 울창하고 숲이 좋았겠지만 수십 년 가꾸어온 손길에 의해 더욱 아름답다. 잘 가꾸어진 숲은 아래쪽은 훤하게 열려있고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빽빽하게 하늘을 가려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큰 나무들이 멀찌감치 있으며 하늘을 가리고 중간층에는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아래쪽에는 풀과 꽃이 자라고 있어 텅빈듯하면서도 꽉 찬 숲을 거닐면 그 자체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산과 숲은 중요한 자원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힐링 장소로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산림은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벤츠와 아우디를 만드는 독일의 경우 자동차 일자리가 70만개인데 반해 산림일자리는 110만에 달한다. 40년 전 헐 벗은 한국에 나무를 심어주기 위해 온 독일 사람들은 ‘잘 키운 나무 한그루가 벤츠 한 대값’이라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우리나라는 남북한을 합치면 독일과 산림면적이 같다. 그러나 우리의 산림 관련 일자리는 6만개에 불과하다. 

나무는 매년 3%씩 성장한다. 국민연금의 평균수익률이 1.01%이고 은행이 맡겨도 평균이자가 1.99%인데 산림은 매년 3%씩 성장하기 때문에 저성장시대에 산림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산림선진국들은 매년 3%씩 자라는 산림을 통해 자원을 얻고 목재 연료를 통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거나 목조주택을 만들고 산림 놀이터와 휴양시설을 이용하며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토의 63%가 산이다. 단위면적당 산림 밀도로는 세계4위에 해당한다. 70년대 헐벗은 산을 푸르게 만든 국민적인 노력으로 오늘의 푸른 산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나무들은 대개가 40~50년생으로 모두 비슷한 시기에 심어졌다. 그러다 보니 발 디딜 틈 없이 빼빽하고 서로 경쟁해서 죽으면서 제대로 된 숲의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100년 숲을 가꾸기 위해서는 지금 벨 나무와 미래를 위해 키울 나무를 정하고 100년 숲을 가꾸는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숲을 제대로 가꾸자면 30만개의 일자리도 가능하다. 최근 울산에서는 중공업에서 배를 만들던 20여명의 퇴직 노동자들이 산림교육을 받고 협동조합 영림단을 만들었다. 철수에서 목수로 변신하고 있다. 산림에서 일하는 100가지 직업이라는 책도 나왔다. 

산림이 발전하기위해서는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하다. 옛날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어 시집갈 때 가구를 만들어 줬던 조상의 지혜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산림펀드를 만들어 상속세와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있다. 우리도 산림펀드를 통해 20년 이상 산림을 가꾸는데 기여한 사람은 일정액의 세제혜택을 주면 어떨까. 여주의 아이들이 자라서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 미래의 일자리를 만드는 산림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나무와 숲은 저성장시대와 고용위기시대를 극복하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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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4 [11:18]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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