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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여행39-시끄러운 외교, 속상한 말, 답답한 정치 (2)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06/08 [17:44]
▲ 세종신문 대표 김태균
헝가리에서 40여명 가까운 해외여행객이 사고를 당했다. 
20명 넘게 사망과 실종상태다. 참으로 안타깝다. 역지사지 해보면 그 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이 짠하게 전해온다. 내 부모님이 그곳에 가셨더라면, 내 자식이 그곳에 있었더라면 내입장은 어땠을까 생각하면 너무나 답답하다.

세월호 때도 그랬다. 필자는 세월호사고 2-3일 뒤 갑작스레 슬픔과 억울함이 밀려오면서 어느 카페에선가 하염없이 홀로 울었던 기억이 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지만 그 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대처를 잘 했더라면 하는 하염없는 아쉬움이 더불어 밀려왔다.

이런 기억들이 머리와 가슴속에 여전히 있는데 요즘 정치인들의 발언들을 보면 인간이 할말인가 싶은 때가 있다. 늦었더라도, 희망의 끈이 끊어진 것 같더라도 최선을 다하리라는 의지와 실천에 대해 응원을 해줘야 하는게 맞는 것 아닌가 싶다. ‘물에 빠지면 3분이면 끝인데 웬 속도를 말하는가’ 라는 말은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 특이한 점은 해외의 사고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외교부장관이 그 사고수습 책임자가 된 것이다. 시급히 현장에 파견되고 해당국의 정부와 협력을 구하고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신속히 보낸 조처를 보면서 그 실효성을 제쳐 두고라도 그 처리과정에 있어서는 위로가 된다. 인명은 제천이라지만 사고를 대하는 공동체의 공식적인 대처가 고맙게 여겨진다면 그야말로 위로가 된다. 강원도 산불때에 전국에서 밤을 새워 달려가던 소방차의 불빛을 보면서 느끼던 감동과 같다.

해외의 사고도 외교문제로, 출장외교서비스는 신선하다.
 
지금은 세종1년 8월인데 세종이 임금에 즉위한지 딱 1년차다. 
임금이 되고 난 후 처음으로 명나라의 공식사신이 왔다. 그 전후 형편과 상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본다. 
지난 38호에서는 임금의 사위 두 사람을 사신단의 환영과 대접을 위해 보냈다. 그리고 일부 사신단이 한양에 도착했다. 나중에 보겠지만 대단한 규모다. 그리고 그 사이 귀화한 왜인 양고로가 관원 둘을 죽이는 사건이 일어난다. 가뜩이나 대마도를 정벌하고 그 성과에 대해 말이 많은 조정이었는데 하필 대마도 출신 귀화 왜인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로부터 이틀 뒤 이 사건에 대해 병조에서 보고서를 올린다.
 
병조에서 계하기를,
"함길도 길주에 소속되어 있는, 왜인 노예 양고로들은 모두가 전날의 적이었으나, 특별히 관대하게 처분하여, 즉시로 목 베어 죽이지 아니하였었는데, 지금까지도 성은을 생각지 아니하고, 함부로 횡포한 행동을 하오니, 그 죄가 용서할 수 없으므로, 처음에 고로와 같은 배로 실어다가, 각 고을에 나누어 배치하였던 자는 모두 다 추려내게 하여서, 크게 징계하고 회술레하여 돌려서, 후일을 경계하게 하소서.” 하니, 상왕이 그대로 따랐다.(1년 8월 13일)
 
귀화 왜인 양고로와 함께 와서 각 지방에 살게 된 사람들 전부를 불러다가 연좌죄로 묶어 모두 죽임을 내리게 됐다. 회술레란, 목을 벨 죄인을 처형하기 전에 얼굴에 회칠을 한 후 사람들 앞에 내돌리는 일이다. 가뜩이나 어수선하던 상황이라 일벌백계를 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보름 뒤 이어지는 기사에는 왜인 노비들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국내 문제이긴 하나 때를 잘못만나 귀화 왜인들이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장면이다.
 
서울 이외의 지방으로 나누어 준 왜인 노비들이 제 마음대로 오고 가서 서로 만나보고 하는 것이 매우 좋지 아니하니, 지금으로부터는 전과 같이 오고가는 자는, 각자 그 주인이 관청에 고발하여 엄하게 벌주어서 후인의 경계가 되게 하소서.” 하니, 상왕이 그대로 따랐다.(1년 8월 27일)
 
명나라의 사신단은 규모가 크다. 황제의 사신은 황엄이란 사람이고 그를 수행하는 두목만 8명이며 그들이 가지고 온 물품과 다시 조건에서 가져갈 물품을 감안하면 각 두목당 최소 50-100명은 될 법하다. 약 500-1000명의 사신단이 오는 셈이니 한양이 시끌시끌 해질 것이다. 
 
15일에는 사신 황엄이 오는 길에 병이 나 문병을 보내기도 하고 서울의 관문 벽제관에 이르러서는 임금의 형 효령대군, 영의정 유정현과 대마도 책임자였던 이종무 장군까지 보내 사신을 영접했다. 왕가, 문신, 무신의 각 대표들을 보낸 셈이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사신단이 모두 도착하였다. 임금이 직접 마중을 나가 경복궁까지 안내하였다. 채붕이란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무대이고 잡희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연들이다. 한마디로 열열히 환영한다는 표시이다. 한양에 큰 구경거리가 생겼다.
 
사신 태감(太監) 황엄이 도착하니, 상왕과 임금이 평시의 복장으로 모화루(慕華樓)에 나아갔다가 영접하여, 앞에서 인도하여 경복궁에 도착하니, 궁성 문밖에는 채붕(綵棚)을 매어 잡희(雜戲)를 베풀고, 길 연도에는 채색 줄을 늘였다.(8월 17일)
 
공식업무의 첫째가 황제의 칙서를 낭독하여 전하는 일이다. 그 내용이 지금시대에 읽으면 참으로 아릿한 느낌이 든다. 우선 상왕 태종에게 보내는 황제, 즉 짐의 편지다. 
 
"황제는 칙서로 조선 국왕(태종)에게 효유하노라. 
왕은 지극한 정성이 독실하고 후하여서, 조정을 섬기는 데 한 방법 한 마음으로 처음이나 끝이나 태만함이 없이 하더니, 요전에 셋째 아들이 효성스럽고 공손하고 학문에 힘써서, 넉넉히 조상의 제사를 받들 수 있고, 나라 사람을 통치할 수 있을 것이라.’ 하고, 또 진술해 말하기를, ‘나이 늙어 일을 맡아 처리하기 어려우니, 위를 계승시키게 하여 달라.’ 하였으므로, 짐이 생각하건대, 왕은 식견이 밝고 통달한지라, 특별히 소청을 윤허하는 바이다. 
대체로 대를 계승하는 것은 후사가 있어야 하는 것이요, 위를 전하는 것은 사람을 얻어야 하는 것이어늘, 이제 왕은 능히 선대의 업적을 계승하여, 정성으로 제후의 도리를 지키다가 어진 자를 고르고, 덕 있는 자를 명하여 종사(宗祀)를 계승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국민의 소망에 부합하게 하니, 참으로 아름답고 기쁜 일이다. 이에 특히 태감 황엄을 보내어 조칙을 받들고 가서 왕에게 연향(宴享)하는 잔치를 베풀게 하는 바이니, 이 오직 왕 한 집의 경사일 뿐 아니요, 또 왕의 나라 사람들만의 경사가 아닐 것이니, 왕은 짐의 지극한 뜻을 알라.”
 
천자의 나라 명, 제후의 나라 조선의 관계가 편지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것을 들고 태종과 세종을 엎디어 놓고 읽어 나가는 사신은 또 어떤 마음이 들까. 황제의 칙서에 나오는 표현들이다. 효유란 알아듣게 타이른다는 뜻이다. 
 
명 황제가 조선 국왕에게 효유한다.
조선은 명 조정을 섬기는데 부지런히 하였다. 
왕위를 넘기고자 하는 소청을 윤허한다.
정성으로 제후의 도리를 지켰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사신을 보내 잔치를 베푼다.
짐의 지극한 뜻을 알라.
 
지금 미국은 우리에 대해, 우리는 미국에 대해 어떤 태도로 교류(외교)하는지 곰곰 되짚어 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세종신문 대표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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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8 [17:44]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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