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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기시를 다녀와서] 오, 여주! 여주학, 일본을 탐하다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05/02 [12:09]
▲ 박문신 여주자활센터장     
‘여주학’의 필요성에 공감한 사람들이 모임을 만들고 여러 준비를 해 왔다.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교육의 문제도 그러하거니와 지역에 살며 내 지역을 잘 모른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그 출발점이었다.

우리는 지금 지방자치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적 자치만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교육자치의 표방아래 교육장도 선거로 선출하고 있다. 허나 진정 교육자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은 거둘 수가 없다. 자치라 하면 실지 교육도 지역에 맞게 설계가 되어야 함이 맞을 것이다. 교육 내용 또한 지역의 역사나, 경제, 문화 등이 삽입 되어야 마땅하다. 내 지역에 살면서 내 지역을 모를진대 어찌 자치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우리 지역을 우리가 가르치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우리를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이것이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실지로 지역에 관련하여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여주에는 있을까. 

비단 ‘여주학’이라는 지역학을 하자는 것은 교육용 자료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역의 역사나 문화, 경제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정책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도 지역을 모르면 정확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지역학을 연구하고 자료를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의 변화요, 발전이다. 새롭게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여주학, 그 출발의 닻을 올렸다. 여주문화원을 모태로 하여, 연초에 세미나도 갖고 수차례에 걸쳐 모임도 갖으며 준비를 해 왔다. 과정에서 일본사례도 살펴보고자 했다. 선택한 것이 일본의 야마구찌현 내에 있는 하기시다. 계기는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라는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어떻게 인구 몇 만도 안 되는 하기시라는 작은 도시에서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이끌어 내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인연이 인연을 더 하듯, 여주가 고향인 명성황후를 시해한 주범들이 바로 그곳 출신들이라는 것이다. 당시 일본공사였던 이노우에 가오루와 그 후임이자 실지 책임자였던 미우라 고로의 고향이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이토 히로부미 또한 그곳 출신이요, 현 아베 수상의 고향이기도 하다. 메이지 근대화 이후 전후 수상의 약 20%가 그곳 출신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기시가 어떠한 곳이기에.
 
2박 3일의 여정, 그곳에서 우리는 요시다 쇼인이란 사람을 만날 수가 있었다. 시 구석 구석 요시다 쇼인을 기리고 각인시켜 놓았다. 현장 하나 하나 깨끗하게 보관 되어 있음이 인상적이다. 세계유산으로 등록도 시켜 놓았다. 

▲ 박물관 복도에 하기시를 빛낸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인물 프로필을 전시해 놓았다.     © 벅문신


요시다 쇼인. 메이지 유신의 출발점이다. 쇼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유신의 선봉에 서고, 마무리를 지은 것이다. 유신 개혁 곳곳이 이곳 출신들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다. 즉 교육, 군사, 경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근대화를 만들어 놓은 핵심들이 이곳 출신인 것이다.

그들을 아우르고 있는 고귀한 사상은 없었다. 다만 현실적 감각이 탁월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 본다. 하기시 옆 도시가 우리가 잘 아는 시모노세키 항구다. 한반도와 근접한 도시로, 한반도의 문물을 직간접적으로 받아들이던 곳. 즉 가장 빠르게 한반도 및 대륙의 선진 문명을 받아들인 곳이다. 빠르게 개화에 눈을 뜨고, 또한 선진 문물을 통해 부를 쌓기에 적합한 도시였던 것이다. 더하여 일본인 특유의 받아들이고 자기것화 시키는데 능숙했던 것이다. 

얼마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공을 들였는가 하면, 유신체제가 성립되어 내각이 수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부 각료들이 대거 미국을 비롯한 구라파 연수를 떠났다. 내각이 안정도 되기 전 각료 절반 이상이 국정을 뒤로 한 채 1년 9개월여 간을 배움의 길로 나선 것이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 요시다 쇼인의 일대기와 일본 메이지유신의 연대기를 겹쳐 그린 벽화. 요시다 쇼인의 발자취가 곧 메이지 유신의 과정임을 표시해 놓았다.     © 박문신

하기시 곳곳을 방문하며 하나의 실마리라도 더 알아볼 수 있을까 눈여겨 살펴본다. 현장해설가에 의하면 요시다 쇼인의 가르침은 첫째 의를 세우는 것이요, 둘째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이요, 셋째가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을 하고, 조선은 그러하지 못한 이유는 어찌 보면 그 나라의 문화와도 연결이 되어 있지 않나 생각을 해 본다. 일본의 문화 자체가 사무라이 문화라, 행함에 있어 목숨을 걸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성공의 요소라고 본다. 거리 곳곳에 배어 있는 역사의 현장과 기록물들. 그곳에서 그러한 것들을 보고 배우는 어린 아이들. 그들이 다시 오늘날 일본의 주역이 되고 있는 것이 그 가르침이라 본다.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미술관, 박물관, 역사사료관. 박물관 한쪽에 전시 되어 있는 지역 출신의 인물들. 그리고 박물관 복도 따라 초상화와 프로필들이 나열된 모습을 보면서, 지역 사람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자부심을 만들어 주고 있는지 느낄 수가 있었다.

2박 3일 짧은 기간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 여주는 일본, 아니 하기시를 통해 무엇을 탐할 수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할까? 지역을 알고, 기록하고, 자료로 남기고, 실천해 나갈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실천하자, 모이자, 지역학이라는 이름으로. 여주라는 이름으로.

박문신 여주지역자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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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2 [12:09]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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