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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공예인 전체를 위한 ‘공예축제’ 만들자
[인터뷰] 유기공방 김경수 대표
 
이재춘 기자   기사입력  2019/04/25 [11:53]
여주에 거주하며 공예활동을 하고 있는 공예인들을 대상으로 8회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첫 번째로 대신면에서 ‘유기공방’을 운영하는 김경수 대표를 만나보았다. 김 대표는 여주는 공예품을 생산하고 유통하기 정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 여주시 대신면에서 ‘유기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수 대표.     © 이재춘 기자


여주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고향이 경북 봉화이고 처가는 서울이다 보니 양쪽을 모두 편하게 왕래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하는 일이 공예이다 보니 소음 등의 민원에서 자유로운 한적한 농촌이 필요했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고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을 고르다 보니 여주까지 오게 되었다.

막상 와보니 수많은 도예업체들이 있어 협업과 벤치마킹하기에 좋으며, 맑은 공기와 좋은 사람들, 조용한 환경, 전국으로 뻗어있는 도로망 등 유기 뿐 아니라 공예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어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 


유기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유기 만드는 일을 보고 자랐다. 크면 꼭 해보고 싶었다. 흙 속에 새빨간 쇳물을 부어서 만들어지는 거무튀튀한 그릇모양의 쇳덩어리를 쇠막대기로 깎으면 국숫발처럼 노란 쇠가락이 날리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그릇으로 탈바꿈한다. 그 과정이 정말 신기했다. 대장들이 유기 만드는 모습은 재미있는 볼거리였고 다른 어떤 놀이와도 바꿀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 후 유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유기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돈벌이가 안 된다고 크게 반대하셨다. 처음에는 유기공예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지금은 다른 유기공방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규모와 기술력, 디자인 등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유기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유기는 어릴 적의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어려운 집안에서 꿈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은 너무너무 힘든 일이었다. 자금이 없어서 여기저기 대출을 내서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불량품이 쏟아져 한참을 헤맸다. 힘들게 기술력을 갖추니 판로가 제대로 개척되지 않아서 힘들었다. 꾸준한 매출로 많은 직원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 힘들다. 지금은 기계화로 저가의 유기들을 찍어내는 공장들과도 경쟁해야하니 우리처럼 수작업을 고수하는 공방들은 항상 힘들다.

그래도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우리공방 식구들과 함께 땀과 정성으로 만들다 보니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예쁜 그릇 잘 쓰고 있다’는 고객들의 칭찬 한마디가 ‘놋갓장이’를 직업으로 선택한 내 인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준다. 나에게 유기는 인생을 함께 걸어가야 할 단 하나의 길이며 인생 그 자체다.

▲ '유기공방'에 진열된 각종 유기들.     © 이재춘 기자


유기는 어떤 특징을 가진 그릇인가?

유기는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가진 세계에서 유일한 그릇이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성 대장균과 닿으면 99% 사멸되는 연구시험 결과가 나왔다. 여름에 횟집의 회 접시 등으로 사용하면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꽃 등 식물을 담아놓으면 다른 재질에 담아놓는 것 보다 두 세배 더 오래 생존한다. 그런 만큼 유기는 인간과 식물에게는 유익하며, 대장균류 등 유해미생물에게는 치명적인 기능성 그릇이다. 또한 유기에 음식을 담으면 온기가 오래가며, 차가운 물이나 음료 등을 담으면 냉기가 머물도록 해서 음식을 더 맛있게 해 준다. 유기수저는 예로부터 입병을 낫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금속으로 된 젓가락을 어릴 적부터 사용하면 섬세한 손놀림과 두뇌발달을 도와준다.

유기는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색상으로 어떤 음식을 담아도 음식을 더 맛있게 보이게 해 주며, 다른 그릇들과 혼용하더라도 잘 어울린다. 이제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도 단골소품으로 쓰일 만큼 세계 속의 한류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기는 자연친화적인 그릇이다. 유해중금속,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또한 폐기 시에는 녹여서 100% 재활용되니 환경보존에도 도움이 된다.

    
유기를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직원들 급여를 제때 못 줄 때였다. 좋은 그릇, 예쁜 그릇을 많이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판로가 있어야 더욱 신나게 그릇을 만들고 기술자들 보상도 제대로 해 줄 것인데, 아직은 비싸기만 하고 관리가 어려운 그릇이라는 이미지가 남아있어서 쉬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번 사면 1~2년 쓰고 버리는 그릇이 아니라 평생을 쓰고 대물림 할 수 있는 그릇이라 생각하면 결코 고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릇 관리 역시 요즘은 최고 순도 재질(순도99.99%)의 구리와 주석으로 만들기에 예전보다 훨씬 덜 변색되며 그만큼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 반짝이는 꽃잎 모양의 유기가 아름답다.     © 이재춘 기자


‘세종인문도시’에 대해 들어 봤나?

세종대왕의 얼을 이어받아 사람 중심의 도시를 지향하기에 지은 이름으로 알고 있다. 여주시가 무엇보다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중심된 도시라는 말이 인상에 남았다. 


장인들이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관심, 지원, 활성화가 필요하다. 자립적으로 성장 할 수 있는 판로가 갖추어 지기까지 홍보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공예품을 만드는 공방이라 하더라도 홍보와 판로 없이는 미래를 꿈꿀 수 없기 때문이다. 취미로 하는 일이라면 문제되지 않겠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는 일이기에 더욱 더 절실하다.

우리 공방 역시 생존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 공방은 유기업계의 불모지이던 홈쇼핑 런칭 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홈쇼핑 판매를 하고 있다. 홍보를 위해 연간 수십 회의 유명 박람회와 전시회에 회당 몇 백 만원의 비용을 들여서 참가하고 있다. 이렇게 홍보와 판매를 연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데, 소규모의 공방에서는 힘든 일이다. 이러한 고충을 잘 헤아려 시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여주시장과 시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주시에는 전국적으로 어디에 내어놔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곳이 꽤 많다. 석공예, 나무공예, 도자공예, 금속공예, 한지공예, 섬유공예 등 훌륭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여주시에서 조금 더 공예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예를 들면 여주의 공예업체가 더 쉽게 홍보될 수 있도록 대규모의 전국적인 박람회에 여주공예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으면 한다. 이는 개개인의 홍보보다 여주시의 홍보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여주시의 행사는 크게 도자기축제, 오곡나루축제 등이 있다. 하지만 공예인들 전체를 위한 축제는 없기에 ‘청주공예비엔날래’같은 공예인 전체가 주체가 되어 움직일 수 있는 큰 축제의 장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또한 여주시 차원에서 곳곳에 산재해 있는 공예업체를 한곳에 모일 수 있는 공예를 주제로 한 ‘테마마을’을 조성하여,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여주의 자랑거리인 공예를 홍보하고 공예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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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5 [11:53]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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