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동면 늘푸른자연학교 신관 벽화 작업… 시민들, 여주의 새로운 명소 기대
강천면 여백서원에서 전시회 <간주곡 Interlude> 열고 한국-독일 문화교류의 뜻 깊은 장 마련
독일의 벽화작가 요하네스 문딩어(Johannes Mundinger, 이하 요하네스)가 여주를 방문해 벽화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여주시 강천면 소재 ‘여백서원’ 지기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의 주선으로 여주를 방문하게 된 요하네스는 지난 3월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에 걸쳐 점동면 소재 늘푸른자연학교 밀머리농촌유학센터(센터장 김태양) 신관 건물 벽면에 벽화를 완성, 4월 2일 제막식을 진행했다. 이 벽화는 요하네스의 아시아 첫 작품이기도 하다.
주로 추상화를 그리는 요하네스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벽에 그려진 그라피티(낙서)를 보고 벽화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나 슬럼가의 낡은 건물 등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벽화를 통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벽화 작품에서는 벽면에 튀어나와 있는 물받이나 에어컨 실외기 등도 그림의 일부가 된다. 그의 작품은 재기발랄하면서도 튀지 않고 주변의 환경과 잘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하네스는 혼자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화가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작업을 한다. 이번 여주 벽화작업에도 창원과 곡성에서 온 한국의 젊은 작가 장두루, 이한결 씨가 함께했다. SNS를 통해 벽화의 완성과정을 사진으로 지켜 본 여주시민들은 여주에 또 하나의 멋진 볼거리가 생겼다며 현장에 직접 찾아가 봐야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30일 강천면 여백서원의 여백갤러리에서 요하네스 문딩어 작가의 전시회가 시작됐다. 이번 전시회는 간주곡(interlude)이라는 제목의 의미대로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여러 다양한 시도들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마련되었다. 벽화작업을 끝내고 다음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잠시 짬을 내 진행하는 전시회라는 뜻도 있다. 전시된 작품은 유리에 그림을 그린 후 종이를 덮고 다림질을 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요하네스는 이번 작품에 꼭 한국 종이를 사용하고 싶다며 직접 인사동에 찾아가 종이를 구해왔다고 한다. 이 전시는 오는 6월 2일까지 계속된다.
요하네스는 벽화작업을 위해 한국에 있는 동안 전영애 교수로부터 한글을 배우기도 했다. 뜻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대충 읽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고. 독일의 벽화작가는 여주에 와서 벽화를 그리고, 여주의 독일학자는 독일인에게 한글과 세종대왕을 알리고 있다. 이번 벽화작업 현장에는 독일 바이마르의 국제괴테학회 요헨 골츠 회장도 다녀갔다. 여주의 작은 시골 마을이 국경을 초월한 문화교류의 현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벽화작업의 색다른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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