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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03/08 [15:50]
▲ 윤희경 여주심리상담센터장 
“지금까지 먹을 것 안 먹고 자식 위해서 살아 왔는데 이제는 낙이 없어요. 졸업만 하면 알아서 다 할 꺼라 생각 했는데 이 나이가 되도록 알아서 못사니 언제까지 뒤치다꺼리를 해야 할지 원.”

“아들이 장사한다고 대출 받아 빚을 지고 그걸 내가 갚아야 하니 무슨 사는 재미가 있겠어요.” 

“하늘은 공평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누구는 자식에게 해 준 것 없어도 효도만 잘 받던데 난 지지리 복도 없지, 자식이라곤 하나같이 돈만 밝히고 부모로 보는 게 아니라 돈으로 보니 이제는 더 이상 안 해주려고요.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밥도 못 챙겨 먹고 다니는 꼴이 속상하기도 하고..” 

“경로당에 가면 누구는 옷을 차려입고 와서 고상한 척 자랑하는데, 나는 팔자가 사나워서…. 이젠 죽을 일만 남았지.”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답답증을 느낀다고 한다면 당신은 무어라 말해주고 싶은가? 대부분 “아휴, 그만큼 치다꺼리 했으면 되었지. 이젠 그만 신경 꺼. 지가 알아서 살겠지.”, “이제는 부모들이 살 일이 더 걱정이지 애들은 아직 젊잖아. 빚은 돈이 없어서 더 이상 못 갚아 준다고 해.” 등등 대부분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평한 결론을 내리려고 조언한다. 

이러한 고민을 하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불안정하고 변수가 많은 시장경제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부모세대로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상대에게 말할 때 극대화 시켜서 전달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좀 더 극적으로 문제를 표현하여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이해 받고 싶은 욕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이런 것이 욕구냐’라고 하겠지만 이는 인간의 욕구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이다. 인간의 욕구는 집을 지을 때의 기초공사와 같다. 기초공사에서 안전성이 무너지면 늘 집이 불안하듯 삶 역시도 욕구가 안정되지 않으면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이러한 기초 공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의 사례를 듣고 해주는 사람들의 말은 문제 위에 생긴 거품을 걷어내는 정도의 조언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거품은 걷어내면 다시 생기고 이렇게 반복해서 생긴 거품으로 삶이 잘못되었다고 결론짓게 된다. 

그럼 고통을 유발하는 문제를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단순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말 말처럼 그런지, 정말 자식들이 다 빼앗아 가고 자신의 삶이 다 망가진 것인지 물어보면 사실 사는 동안 누리고 산 것도 많다고 이야기 한다. 즉 자식이 있어 행복 했던 시절도, 본인의 인생에서 행복하게 잘 되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려움과 삶의 전체를 잘 분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옳다, 그르다의 이분법적 사고를 하다 보니 좋을 때는 잘 사는 듯 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삶이 망했다고 불행해진 자신의 삶을 비관한다. 사실은 하나의 같은 맥락에서 존재하는 삶이건만 우리는 불행 앞에 약한 존재가 되고 만다. 

이제부터 자신의 생각 흐름을 정리해보자. 당신 앞에 잘 차려 입은 동연배의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그를 부러워하며 쳐다본다. 또 한사람, 작은 것에도 늘 웃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누구를 더 부러워 할 것인가? 현재 당신의 삶이 원하던 대로 안정된 상황이면 웃는 사람을 선택하기 쉽고, 혹여 당신의 삶이 위의 사례처럼 쫓기는 경우라면 이도 저도 다 불편하여 관심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속 마당의 여유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여유로운 삶이 가능하게 되니 말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는데 비단이 보이겠는가? 

현재 당신에게는 가장 급한 불이 무엇인가? 부모님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자식 걱정이다. 안 해주겠다고 단언한 후에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자식에게 마음 쓰이는 게 부모 마음이기에 이러한 마음 씀을 억지로 막을 필요는 없겠다 싶다. 

좀 더 편안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속 마당의 여유를 좀 더 넓히는 방식을 훈련해야 한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마음에는 한계가 없으나 실제적인 도움능력은 제한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음에 기초공사 터는 남겨 두어야 한다. 

스승은 천명에 한명이면 된다고 했다. 마음이 선한 사람은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악한 곳간에서 악을 내놓는다고 한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마음에서 베어 나오는 것이니 마음 전달에 힘 써보자. 오늘 하루 손을 잡아주고 어깨도 매 만져 주고 얼굴도 한번 바라봐 주자. 그리고, ‘믿는다’는 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말고 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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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08 [15:50]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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