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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는 웃음을 먹고 산다”
[인터뷰] 마술사 이환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9/02/21 [13:21]
경기도지역 방방골골을 돌아다니며 웃음과 행복을 전파하고 있는 이환흥 마술사를 만나보았다. 이환흥 마술사는 고독하고 외로운 이웃들이 마술공연을 보면서 천진난만하게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 마술사 이환흥 씨     © 세종신문


여주가 고향인가?

1961년 강천면 가야2리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강천초등학교, 강천중학교를 거쳐 여주농고를 졸업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삼성전자에 입사를 해서 삼성에서 23년 근무하고 명예퇴직 했다. 삼성에 다닐 때는 주로 수원에서 살았는데 수년 전에 내가 태어나고 부모님이 계신 이곳 여주로 돌아왔다.  


마술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1990년도에 민간자격증중의 하나인 ‘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협회’ 자격증을 땄다.
삼성전자 안에는 많은 동아리가 있었는데 나는 ‘레크리에이션’ 동아리활동을 했다. 워낙에 놀기도 좋아하고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레크리에이션이 딱 적성에 맞 았다. 그래서 웃음치료, 전통놀이 등을 배우며 동창회, 지역단체에서 엠씨(MC)를 보게 되었다.
2004년에 삼성전자를 퇴직하고 ‘만능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하고 싶어 2010년에 마술을 배우게 되었다. 


마술은 누구에게 배웠고 어디서 주로 공연을 했나?

2010년 당시만 해도 나는 수원에 살고 있었다. 평소에 마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기회가 없어 배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 수원에 있는 교회에서 교인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마술강좌가 열렸는데 그곳에서 마술선생님에게 마술을 배웠다. 그 마술선생님은 나보다 어린 사람인데 나의 멘토가 되었다.

마술공연은 주로 지역축제에서 많이 한다. 여주도자기축제, 오곡나루축제, 지역문화공연, 송년회, 거리축제, 버스킹 축제 등 경기도 31개 시군으로 다니면서 마술공연을 하고 있다. 


마술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마술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 늘 즐겁다. 가끔 양로원이나 요양병원 또는 장애인단체에서 마술공연을 하는데 그 분들이 내 마술을 보며 천진난만하게 웃을 때 나는 내 마술에 흠뻑 취하게 된다. 내 마술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평안과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게 보람이다. 그 사람들은 진심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웃고 즐긴다. 웃는 것을 보면 그냥 웃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즐거움이 넘쳐나 웃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양로원이나 요양병원에 있는 노인들은 외로움이 제일 무섭다. 그 분들 앞에서 마술공연을 하면 정말 환하게 웃으시고 즐거워하신다. 그런 날은 마술도 잘되고 기분도 좋다.


▲ 마술사 이환흥 씨가 불을 이용한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 세종신문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2010년에 마술을 배우기 시작해서 2012년에 여주 도자기축제에서 마술공연을 해보려고 준비 할 때가 어려웠다. 이제는 마술이 직업이라 돈을 벌어야 하는데 축제 관계자도 모르지, 공연 자료도 부족하지, 나를 아는 사람도 없지 결국은 도자기축제 마술공연은 실패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양로원, 요양원, 장애인단체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의 활동 경력과 자료도 만들고 대인관계도 형성하여서 2013년 도자기축제 때부터 마술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뭐든지 처음에는 힘들지만 지금 돌아보면 마술을 직업으로 첫 공연을 준비할 때는 진짜 힘들었다. 


마술사라는 직업이 먹고 살만 한가?

삼성전자 다닐 때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입이다. 그래서 부모님들도 형제들도 내가 마술하는 것을 반대했다. 특히 우리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다.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가 되면서도 섭섭했다. 우리 어머니는 지금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대놓고 반대는 안하시는데 마음은 여전히 반대하시고 계실 것이다.

올해 1월 전주 전국마술대회에서 동상을 땄는데 이런 경험과 성과들이 쌓여 나의 실력이 높아지면 차츰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행정기관에서 진행하는 웃음치료 같은 것이 있는데 예산이 너무 적다. 오히려 큰 도시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학교에서 진행하는 마술 수업이 돈이 더 된다. 돈도 돈이 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우선 만족하고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고 기쁨을 준다는 것에 더 큰 행복이 있다. 돈도 좀 더 많이 벌면 좋겠다는 생각도 솔직히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 하나 소개해 달라.

2016년 7월 여주에서 거리공연을 할 때였다. 오전에는 이포보, 오후에는 강천보에서 마술공연을 하기로 정해있었다. 같은 지역에서 공연을 하면 오전공연과 오후공연을 다른 것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그날은 오후공연을 위해 더 많은 마술도구를 준비해 갔는데 막상 마술을 하려고 보니 음악도 없고 관련 자료도 없고 가스나 전등도 없었다. 오후 공연을 포기해야 하나 어쩌나하고 고민하다 결국 현장에서 행사 음향 팀에서 가지고 있는 음원을 대충 아무거나 빌리고 원래 하려고 했던 마술도 다른 마술로 바꿔 진행한 경험이 있다.

마술은 미리 콘티를 준비하고 그 흐름에 맞게 도구들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마술은 실패한 공연이 될 수 있다. 그날은 진짜 혼났다. 


경기도 다른 지역을 많이 다니고 있는데 여주 문화의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나?

여주는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끼고 역사와 더불어 문화, 예술, 전통 등이 발달한 고장이다. 특히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 신륵사, 고달사, 파사성 등 유적지가 많이 있다. 전통문화와 유적이 많은 곳이 우리 여주다. 전통문화와 대중문화가 어우러지면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다. 대중문화예술은 10대, 20대 젊은 층이 많이 보고 듣고 느끼는데 여주에는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나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문화를 이끌고 선도해 가는 계층은 젊은 층이다. 여주의 옛 문화를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만 젊은 층이 주도하는 새로운 문 화도 창조해 나가야 한다. 


▲ 마술사 이환흥 씨가 우산을 활용한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 세종신문


여주문화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도가 있나?

도자기축제, 오곡나루축제 등 지역축제 때 여주의 예술인연합회에 소속된 지역의 많은 예술 인들이 참여해서 여주시민들이 웃음과 행복을 맛보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

여주는 역사, 문화, 관광, 예술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 아직 그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낮은데 특히 예술인 전 용공간이 부족하다. 다른 도시에서는 예술인 전용공간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영화인, 가수, 국악인, 마술인, 작가 등 많은 예술인들이 언제 어느 때나 공연을 할 수 있다. 다른 도시들에서는 문화예술이 양적, 질적으로 풍부해 지고 있는데 우리 여주는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주시가 더 나은 문화예술의 도시로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발달하려면 예술인들 과 그 지망생들, 청소년들이 그들의 재능과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즉, 각종 페스티벌, 영화상영, 장기자랑, 전시 등 공연을 할 수 있는 예술인 전용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평소에 세종대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세종대왕은 조선 500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성군으로서 문화예술에 대해 조예가 깊은 선구자이시다. 또한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며 당대에 이미 ‘해동의 요순’이라 불려 초인화, 신화화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세종대왕은 한글창제에서 보듯 백성을 근본 으로 여기는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민본정치와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웠으므로 후대에 모범이 되는 성군임이 분명하다. 


여주시민이 모두 마술공연의 관객이라 생각하고 한마디 한다면?

우리 마술사 들은 ‘행복전도사’다. 우리도 사람이다 보니 늘 감정이 행복할 수만은 없다. 때로는 슬픔도 있고 분노도 있으며 괴로움도 있다. 그러나 막상 공연에 나가면 이런 모든 개인감정은 묻어두고 관객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표현이 별로 없는데 그래도 많이 웃어주고 박수도 치며 잘 호응해 주면 우리도 더 신이 나 더 많은 웃음과 행복을 전달할 수 있다.

가끔 우리 같은 마술사들을 보게 되면 지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 하고 반겨주면 좋겠다. 그리고 관청에서는 역사 문화유적도 잘 보존하고 계승해야 하지만 우리 같은 무형의 문화유산도 잘 챙겨주었으 면 한다. 우리 같은 예술인들이 다 여주의 문화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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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21 [13:21]  최종편집: ⓒ 세종신문
 
까미 19/02/22 [11:15]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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