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발전을 위해 진행 중인 좋은 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세현장에서 기자가 만난 편의점 알바생의 말이다. 이번 선거결과 이후의 시정방향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이 매우 다양해 보이지만 방향은 하나, 여주발전이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다. 누가 당선되든 시민은 이것을 원한다.
선거는 타협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당선과 탈락이다. 단 한 표 차이로도 그 결과는 100 대 0이 된다. 도 아니면 모,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다.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인정되는 민주주의라는 운영방식의 한계다. 그래서 선거를 전쟁과 스포츠의 중간쯤에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는 모두의 참정권이 보장되는, 모두로부터의 선택과 그 합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정말 신사적이고 깨끗한 선거를 치러야겠다고 다짐하던 후보들도 막판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리면 악마와 손을 잡는다. 건건이 꼬투리를 잡고, 사소한 일을 부풀리기도 한다. 때로는 마타도어, 즉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방을 모략하는 정치적 무리수를 쓰기도 한다. 양지의 공개적 험담이 익명성을 앞세우고 음험한 음지의 영역으로 숨어들어 악담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여주라는 지역이 얼마나 긴밀한지…! 대부분이 형·동생·누이처럼 서로를 알고 지내는 사이다. 어려울 때 찾아가 위로해주고, 좋은 일에는 같이 웃어주는 사이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서로 할 말 못할 말 하면서 싸운다.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시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주고받는 말들에는 얼마나 지독한 독이 묻어 있는가. 마음의 상처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다. 지역에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사정을 아는 사람들끼리 좀 덜 유치하게, 좀 더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면 안 될까? 정책은 좀 더 날카롭게 얘기하되 사람에 대해서는 넉넉한 시선을 보내는 건 어떨까? 좀 멋있게 말이다.
각 후보들이 진단한 문제는 비슷하다. 인구감소, 고령화와 저출산은 심각하고,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에 교육환경은 낙후하고, 복지환경은 불만스럽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문제는 대부분의 다른 지역문제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여주만의 발전이란 무엇이고 여주만의 고유한 비전은 무엇일까? 큰 틀에서 진단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누가 되든 지난 4년 또는 8년간 추진해온 장기 정책사업은 연속성을 가져가기를 바란다. 그 중 단연 하나를 꼽는다면 세종릉을 품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위대한 백성사랑의 사례를 핵심 모티브로 삼아 정책을 펴는 ‘세종인문도시’의 비전과 정책은 계속 살려가야 한다. 세종이 아니면 여주는 그저 수많은 변방 지자체의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세종’은 다른 지자체가 모시고 가게 될 것이다. 여주는 그냥 릉을 지키는 하릴없는 묘지기에 불과해진다.
그래서, 중앙통 편의점 알바생의 말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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