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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5/31 [11:18]
▲ 발행인 김태균     ©
전례 없던 남북관계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우리 머릿속에서 닫혀 있던 북녘을 향한 상상력이 나래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장 현실의 무언가가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큰 희망을 품고 새로운 소식들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다양한 목소리들이 터져 나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반도의 운명이 우리만의 의지로 변화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일구어 오면서 상대적으로 매우 협소한 영토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생존전략은 참 고달팠으리란 짐작이 듭니다. 지금도 역시 과거의 그런 상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간절히 평화를 원하지만 누군가는 평화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면의 위험을 제거하고 이익을 챙기기 위한 명분일 뿐이라는 점도 피부에 와 닿습니다. 누군가는 노골적으로 남북의 협력을 반대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대로의 상태가 여러 가지 당사자의 상황에 더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의 현실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복잡한 국제관계의 이해를 절묘하게 활용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더욱 현명해져야 하고 더 용기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덕분에 지방선거가 묻혀 버렸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관심이라도 받았으면 한다는 어느 후보의 말이 실감이 납니다. 사실 이번 선거는 총선과는 다른 생활정치의 가장 중요한 의식이자 관문일테죠. 지금 여주지방선거의 후보들께서는 모두 여주 사정을 손바닥 손금 보듯 하는 지역전문가들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가장 많은 문제들이 보일 것이고 더불어 더 많은 기회들이 눈앞에서 움직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마치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선과도 같을지도 모릅니다. 
당사자가 가장 많이 알고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사실, 더 많은 주변의 협력자를 두어야 한다는 것, 그 지향점인 시민들의 필요를 위해 일하지만 실은 시민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들이 그것입니다. 이제 세상은 탈중앙화란 거대한 흐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똑똑한 시민(smart citizen)이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똑똑한 시민들은 이제 베품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해야 할 파트너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의견을 구하고 방법을 묻고 지혜를 모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세상입니다.
 
필자는 여주 외부에 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여주의 현실과 특수성이 좀 더 객관적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출마하시면서 많은 공약들을 내놓으셨습니다. 문제를 짚고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고 전달이 됩니다. 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고 인구증가를 이끌어 활력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 젊은이들이 들어와서 살고 싶은 동네가 되게 하겠다는 등의 공약은 거의 동일한데 밖에서 보는 여주는 아무런 매력이 없습니다. 브랜드도 없고, 콘텐츠도 없습니다. 포장지도 별 볼일 없는데 뭐 하나 관심을 끌만한 대표적인 산업이든 매력이든 그런 게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믿는 후보님은 없습니다. 모든 분들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변화의 방향입니다. 사람들이 살러 오든 방문하러 오든 뭔가 이목을 끄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마디로 섹시하지 못합니다. 이것저것 열심히 꾸미고 살림살이 늘리고 하지만 매력적인 흡입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주의 브랜드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기 뭐가 있지’ 하는 호기심이 일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부러움을 느낄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브랜드 속에 녹아든 이야기가 재미가 있든,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무슨 혜택이 있든 호기심이 일 만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합니다. 매력적인 요소를 발굴하고 그것을 마음속의 랜드마크처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변화를 위한 단초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부역량만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열강의 자원들을 잘 활용해야 우리의 입장을 잘 세울 수 있는 것처럼 여주도 그런 외교력(?)이 필요합니다. 잘 다듬어진 도시의 매력을 바깥에 파는 일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는 당연 세종대왕입니다. 아직 제대로 가공되지 않는 상태이나 하기에 따라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하는 이야기 모음이자 실증적인 증거들입니다. 환경주의자 세종을 본받아 에너지 스마트 시티를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모델로 차세대 혁신성장과제를 선정해 과학기술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지원하는 일도 해볼 수 있습니다. 복지주의자 세종을 본받아 재미있고 스토리가 살아있는 복지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글은 당연 혁신의 아이콘입니다. 체제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킬만한 혁신모델입니다. 크고 작은 사례와 개념들이 넘쳐납니다. 하나하나 적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혜의 보고이자 아이디어의 원천입니다. 
 
모든 분들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종래에는 당과 이념이 아닌 시민을 위한 여민의 이념으로 서로 힘이 되는 여주민으로 응원해 주실 수 있는 배포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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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31 [11:18]  최종편집: ⓒ 세종신문
 
권재국 18/05/31 [18:58]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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