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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5/17 [11:26]
▲ 세종신문 발행인 김태균   
지금 우리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상황에 직면해있다. 남북문제가 그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희망과 좌절을 경험했던 탓에 웬만한 자극도 ‘설마’하며 넘겨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무언가 실제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그 결과에 기대를 갖고 제발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쟁 후 70여년, 세대로 치면 2세대를 넘어서 손자의 시대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만난 국가와 민족, 과거와 미래의 손이 맞잡아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통일을 말하는 일이 왠지 현실적일지도 모른다는 낙관적인 희망을 품기도 하고, 김정은이란 인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품기도 하며, 주변강국의 패권싸움에 잘만 대처하면 얼마든지 희망을 노래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 

덕분에 선거는 묻혀 버리고 있다. 후보도 보이지 않고, 정책도 심드렁하다. 일견 이해는 된다. 누가되든 큰 변화야 있겠는가 하는 회의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주만의 특별한 이슈를 논하는 사람도 드물어 졌다. 길거리의 선거홍보도 그냥 그런 이벤트에 불과해 보일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여주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4년 동안 행정을 책임질, 아니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될 중대한 국면을 결정해야 한다. 사람을 잘 뽑아야 한다. 누가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갈지를 우리 손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세종신문은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의 실용적 성과들을 공동체에 뿌리내리게 하여 향후 10~20년 동안 살기 좋은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일에 일조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여와 야도 아니고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때로는 여가 되고 때로는 야가 되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보수가 되기도 하고 진보가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 동네에서 탄생하고 지역의 독자들이 있는 이상 신문은 그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다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나아갈 것이다.

세종대왕은 보수와 진보로 가를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굳이 이념적 잣대로 표현한다면 ‘조선백성당’의 총수 쯤 될 것이다. 임금이란 직책은 보수의 끝판왕이다. 하지만 그의 정책과 정치는 극적 진보의 입장에 있기도 했다. 요즘으로 치면 철저하게 집권당의 최종 책임자이지만 그는 야당, 즉 소수의견이나 진보적 의견을 존중하며 정책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했고 모두가 예스라고 하는 일에 회의를 품었다. 개인의 능력을 존중했지만 그것이 다수의 백성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과감히 질책하고 다른 의견을 구했다. 때로는 독재자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밀어붙이는 개혁적 정치도 불사했다. 
 
지금 선거 판세를 무관심, 무정책, 무원칙이라고 이야기한다. 먼저 관심이 없다. 국가적 대형 이슈 앞에 모든 것이 사소해 보일 뿐이다. 6월 13일이 기다려지는 것이 아니라 12일 북미회담이 주목된다. 그러다 보니 입후보자들이 내놓는 정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당이라는 토대에서 활동하게 될 정당의 후보들 또한 원칙적인 자기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직 공약을 압축한 선명한 구호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탈당과 무소속 출마도 그 일환이고 중앙정부나 광역단체장의 행보에 묻어가기도 그 방편이 됐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만 선거분위기는 냉랭하다. 

하지만 할 일은 해야 하고 관심을 기울일 일은 기울여야 한다. 관심이 없으면 어느새 내 삶에 쳐들어오는 불편함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정책을 꼼꼼히 살펴야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일에 대한 지지를 표현할 수 있다. 상황을 오판하는 후보들이나 얼렁뚱땅 당선이나 되면 무엇이든 한다는 무원칙에도 비판을 가할 수 있다. 
 
세종께서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있을 때에도 늘 사소한 일상의 정치, 즉 생활의 정치를 놓지 않았다. 국가 대기근이나 도성대화재 같은 심각한 상황을 당해서도 임금으로서의 일상의 경연 등은 늘 참석했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쏟아져 들어올 때도 노 정승에게 식사 대접을 하고 경로연을 베풀었다. 수고하는 비서실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조세제도의 개혁을 위해서 17년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더운 여름날 한 번도 가보지 못했을 감옥의 고충을 위해 깨끗한 물 한 동이씩을 들여 놓으라고 지시했다. 간헐적으로 보고되는 노비들의 출산과 건강문제를 위해 100일의 출산휴가를 명하여 제도를 만들었다. 이런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임금의 자리에 있지만 백성들의 삶에 스며든 고통을 풀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생활정치다. 여주는 바로 그 세종대왕을 모시고 있다. 우리에게 다가올 지방선거는 바로 그 사소함을 중요하게 여겨줄 행정책임자를 뽑는 일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때 좀 더 세밀히 봐야 할 이유가 된다.
 
세종신문 발행인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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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17 [11:26]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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